안랩 본사 '분당갑' 안철수 등판에 유리
이재명,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확보 가능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군에 대권 주자였던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거론되면서 ‘빅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안 위원장의 경기 분당갑 등판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은혜 의원이 자리를 비운 분당갑에 대장동·백현동이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
분당갑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후보(50.06%)가 민주당 김병관 후보(49.34%)를 불과 0.72%p 차로 신승을 거뒀지만 대선 때 대장동 논란이 발생해 다시 보수세가 짙어졌다는 평가다.
안 위원장의 경우 본인이 설립한 안랩 본사가 분당갑 지역구에 있어 기업 투자 유치와 지역 발전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안 위원장이 원내로 오면 국민의힘 내 세력 구축을 위한 당권 도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BBS불교방송과 인터뷰에서 "의석 하나하나가 소중하기 때문에 (분당갑에)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내보내야 한다. 안 대표가 출마 의지를 밝히면 당내에서 돕고 싶은 많은 분이 모여 돕는 과정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제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수위원장 역할 수행에 매진한다고 선긋기를 했지만,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7일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안 위원장이 내각에 자기 사람을 못 내세우다보니 인수위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멀어진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라며 "일단 원내에 있어야 당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휴식 중인 이재명 전 지사의 보궐선거 차출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에서 패했지만 득표 수가 많았기 때문에 이 전 지사가 당 대표 등 역할을 수행해 문재인 대통령처럼 '대선 재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장동 수사가 진행 중인데,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는 25일 밤 CBS라디오에서 “(이 전 지사가) 지방선거 선거 지원을 하든지 보궐선거에 나오든지 어떤 형태로든지 참여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대선 때)1600만 표를 얻은 정치인을 제도권 밖에 놔둬서 그게 정국의 안정이나 통합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지사의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거나, 계획을 세우는 게 전혀 없다"며 "지금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이 전 지사가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5선을 지내며 지역 기반을 다져둔 만큼,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인천은 대선 때 이 전 지사가 윤석열 당선인보다 표를 더 얻은 곳이다.
또한 이 전 지사로서는 자택과 가까운 분당갑도 가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경쟁 상대로 안철수 위원장이 나오면 대선 2차전 급인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에 "이재명 전 지사가 뱃지 달고 여의도로 들어오면 기자들이 많이 붙게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텐데 24만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던 막강한 경쟁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광재 의원이 강원도지사 후보로 공천되면서 비운 원주갑에는 민주당 원창묵 전 원주시장과 국민의힘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의 맞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6·1 보궐선거 최종 지역은 오는 30일 확정된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원이 30일까지는 사퇴해야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다. 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은 다음달 12∼13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