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실무 차원 靑 연락 못 받아" 기싸움
다음주 TK지역 행보서 朴 만날 가능성 ↑
과거 청산·보수 통합·6월 지방선거 승리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양측 모두 회동에 임하기 전 양보 없이 버티는 모양새다. 다음주 윤 당선인이 지역 행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먼저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기준으로 대선일(3월 9일) 이후 16일이 지났지만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은 열리지 않고 있다. 양측 회동이 이번 주말을 넘기게 되면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까지 걸린 시간은 역대 최장기록(18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용산 집무실 이전 문제에 더불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임기 말 한국은행·감사원 인선을 두고 연일 충돌하며 갈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조건 없는 회동을 제안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한 후 실무 차원에서 청와대의 연락을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한 데는 “그건 청와대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회동이 진전 없는 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해 귀향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주목됐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문 대통령보다 먼저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먼저 만날 가능성이 더 안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도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서일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보내 퇴원 축하난을 전달하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 왔다"는 언급까지 내놨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다음 주부터 지역행보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구상에 무게가 실린다.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을 먼저 만날 경우 '보수 통합'이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 당선인은 국정농단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태극기 세력'의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대선에서도 친박인 조원진 대표와 김경재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서면서 일부 보수 표가 분열된 바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두 사람이 직접 만나서 앙금을 풀고 화해하면 '과거 청산'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분열됐던 표심을 합쳐 바람을 일으킬 요건을 갖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17개 시도지사 기준 10 대 7로 이긴다는 내부 보고가 있지만 실현 되기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을 먼저 만나도 실익이 없어 보이고, 보수 통합을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본지에 "대선 때부터 '윤핵관' 측에서 우리 쪽으로 손길을 내미는 시도가 있었다"며 "윤 당선인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 통합이 필요할텐데 민주당 쪽과는 어차피 전 정권 적폐수사가 시작되면 힘들 것이다. 우리는 만나기 전 과거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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