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본 세상]
네이버, 별점 리뷰 1분기 종료
키워드 기반 ‘태그 구름’ 도입 확대
MZ세대 “가게 정보 획득에 불편”
| 여성경제신문은 국민대학교 '뉴스문장실습 수업'(담당 허만섭 교수)과 함께 2022년 연중기획으로 '청년이 본 세상', 일명 '청세' 코너를 운영합니다. 청년의 눈으로 본, 그들이 겪은 다양한 사회 현상을 그들의 글로 담아내겠습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

“공부랑 일만 하다 내 청춘 끝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날에는 맛집을 가요. 네이버 별점 리뷰 보고 방문하는데 사라진다니 선택지를 없애면 어떡하나요.”
숙명여대 재학생 조모 씨(24)는 학생이면서 직장인이다. 코로나19로 모든 수업이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돼 졸업을 앞두고 일찍 사회에 나온 것이다. 조씨는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면서 직장을 다니니 여유가 없다. 학교 공부와 직장 일을 동시에 하니 힘들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맛집을 찾아가 하루의 피로를 푼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맛집을 찾는 주 경로는 네이버 별점 리뷰 서비스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말쯤부터 별점 리뷰 서비스가 보이지 않았고, 올해부터 서비스가 종료됐다고 한다.
AI 기반 '태그 구름' 도입
네이버가 별점 리뷰 대신 도입한 서비스는 '태그 구름’이라는 것이다. 태그 구름은 기존 별점 리뷰가 아닌 키워드로 가게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가게 이름을 검색하면 ‘#뷰맛집’, ‘#자주가는’과 같은 태그들이 나와 사용자들이 가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글자 리뷰를 추가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며 기존에 표현되지 않았던 '정성적' 정보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키워드 리뷰는 가게 탐색 시 사용자가 고려하는 정보를 한눈에 보여줘 각자 취향에 맞는 가게 찾는데 수월한 시스템"이라며 "사업자들도 내 가게를 좋아할 만한 잠재 고객과의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기대'와 달리 많은 사용자들은 태그 구름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키워드 리뷰 내용이 지나치게 편협하다는 것이다. 기존 별점 리뷰를 폐지한 게 네이버의 실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네이버는 별점 리뷰 폐지에 대해 '이례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네이버는 올해 초 블로그 공지 사항을 통해 “별점이라는 하나의 점수 체계로는 주관적 경험들이 충분히 표현될 수 없었다”며 “리뷰 공간이 무차별적인 평가의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와 사업자가 건강하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동참 부탁드린다”고 했다. 별점 리뷰의 단점을 드러내면서 폐지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태그 구름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20대들의 '맛집 판단 척도' 별점 리뷰
하지만 '태그 구름'에 대한 20대 대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장소를 찾는 것에 익숙한 이들에게 '맛집 판단 기준'은 별점 리뷰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인공지능 기반 ‘태그 구름’ 서비스를 이용한 한양대 재학생 이모 씨(23)는 '키워드 리뷰가 답답하다'고 했다. 게다가 별점 리뷰 보다 태그 구름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씨는 "평소 맛집을 찾을 때 별점 리뷰를 보고 빨리 결정해서 갈 수 있었다"며 "별점은 데이터가 축적되기에 신빙성 있는 자료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키워드는 주관적 성격이 강해서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키워드 리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불편함을 느껴 이용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박모 씨(25)도 '태그 구름'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호소했다. 박씨의 말이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활동으로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람들을 만날 때는 가능한 맛집을 찾게 된다"고 했다. 맛집 선정 기준은 별점 리뷰에 따라 달라진다. 별점 리뷰 폐지로 맛집을 선정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될 뿐만 아니라 원하는 곳을 찾지 못하면 방문자 리뷰를 더 찾아보게 된다."
별점 1점 하나가 여러 개의 별점 5점 못 이겨
국민대 재학생 윤모 씨(20)는 “별점을 보고 식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별점 리뷰가 사라져 가게 정보 획득에 불편함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객관적 평가를 내릴 수 있고 별점 리뷰를 통해 선택적으로 식당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은 거 아니냐”라며 별점 리뷰의 장점을 강조했다.

'별점 테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별점 테러가 '사업자에게 독'이라는 사례는 비약적이라는 게 일부 대학생들의 생각이다.
이화여대 재학생 이모 씨(25)는 "테러 별점이 하나 있고 나머지 평점이 5점이라면 부정적 별점으로 소비자가 맛집에 가지 않을 거라고 간주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며 "적자생존 사회에서 업주들도 평점을 잘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볼멘소리만 한다면 소비자의 권리를 되려 빼앗아 가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생들은 식당에 가기보다는 홀로 집밥이나 배달을 이용하는 추세가 늘었다. 그러나 인터뷰에 참여한 5명의 학부생들은 평소 △대인관계 △문화생활 △인턴활동 △대외활동 등으로 식당을 방문하게 되면서 맛집을 찾는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