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에게 "큰소리만 뻥뻥치는 안방장비"
윤 "힘 있어야 평화 가능, 종이·잉크로만 안돼"'
안철수 "한미 핵공유 필요, 확장 억제 지난 일"
한미일 동맹 부활 가능성 질문에 尹 답변회피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상대방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닮은꼴 프레임에 가두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평화'와 '힘'을 주제로 맞붙었다. 후보들 모두 평화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은 각양각색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전쟁은 정치인이 벌이고, 전쟁이 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라면서 "큰 소리만 뻥뻥 쳐서야 되겠나. 이런 걸 가지고 안방장비라고 한다"며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힘을 통한 평화'를 말하면서 주한미군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두 후보 간 논쟁 이면에는 상대방의 정책을 우크라이나의 실패한 노선과 같다는 프레임에 가두겠다는 포석이 담겼다. 먼저 젤렌스키 대통령이 드라마로 잠깐 인기를 얻어서 권력을 잡은 케이스기 때문에 경험 없는 정치인에게 나라의 운영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공격 포인트다.

반대로 윤 후보는 평화지상주의 만으로는 미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종이와 잉크로 된 협약서 하나로 국가 안보가 지켜질 수 없다"며 "확실한 힘과 동맹이 있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둘다 가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앞서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앞서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지상 목표로 해온 우크라이나식 노선이 과연 힘을 강화하는 방안이냐에 대해선 의문점이 따른다. 타국의 힘에 기대 러시아와의 대립도 불사하겠다는 일방주의 외교도 푸틴을 자극한 원인 중 하나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외교의 실패가 전쟁을 부르는 극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선제타격 등을 주장하는 것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윤 후보는 "민주당 정부나 이재명 후보는 종이에 잉크로 된 종전선언을 강조한다"며 "북이 핵개발을 포기 안했는데 종전선언 강조를 하는 거 자체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면서 이 후보를 젤렌스키에 빗댔다.

윤 후보의 준비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후보가 주장해온 북핵에 대한 확장억제책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북핵 대응이 미지수일 때 확장억제가 필요하고, 이미 북핵이 이미 있는 상황에선 핵공유가 필요하다"고 오류를 지적했다.

북한에 대비해 주변국과의 가치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윤 후보 주장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심상정 후보는 윤 후보의 삼불정책 폐지 주장을 꺼내 들며 "한미일 군사동맹의 가능성도 포함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아직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 용어 해설 : 삼불정책('3NO 혹은 3불' 정책)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사드보복 문제 해결을 위해 사드 추가 배치·MD 가입·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를 약속한 내용이다. 이 가운데 한미일 군사동맹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국내 기업에 대한 무역 제재 형식으로 이뤄진 사드 보복과 무관한 가치 동맹까지 포함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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