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安 연합 러브콜은 '전략적?'
실언·가족리스크에 양강 지지율 흔들
박빙 구도 굳어질 경우 승패는 1~2%

여야 양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골든 크로스 결과도 나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선이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양당 후보의 각종 논란과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에 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국민의당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안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선대위에 전격 영입해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송영길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안 후보와의 연합 가능성을 띄웠다.
송영길 "안철수, 윤석열 보다 이재명과 결합 가능성"
송 대표는 "야권에서 가장 의미 있는 후보는 안 후보다. 현재 5% 지지율로 그 정도의 어젠다만 제시하고 사그라들기에는 아까운 분"이라면서 "같이 연합해서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다면 의미가 더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송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전략적 의도를 가진 정치적 언급이라는 평가가 많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과 함께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안 후보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거론하고, 문재인 정권에 각을 세우는 모습만을 봤을 때 전혀 가능성이 없다"며 "이건 송 대표가 전략적으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과 배우자 김건희 씨로 인한 가족 리스크가 겹쳐지며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중도층에서 표를 모으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박빙 구도가 굳어질 경우 양강의 승패는 1~2% 내에 결정나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기에 안 후보의 위상은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위기이지만, 민주당 역시 지지율면에서 압도적 상황이 아니어서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송 대표가 안 후보와의 결합, 연합 등의 발언으로 일부 보수나 중도층의 표심을 모으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차 특임교수는 "송 대표가 일종의 '보수 진영 흔들기'를 한 것"이라며 "안 후보의 소위 '몸값'이 오르면, 추후 윤 후보 입장에서는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로 일컫는 안 후보가 새로운 정권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실제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 1~2%의 지지율을 갖고 오는 쪽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5%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안 후보가 대선에서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누구의 제안도 관심 없다"
현재 안 후보는 민주당과의 연합에 선을 긋고 있다. 안 후보는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저는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며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와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저의 길을 갈 것"이라며 인터뷰를 통해 밝힌 송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반면 안 후보 멘토로 알려진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국민의힘 선대위로 간 것은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본격 추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이 합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겠지만,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안 대표가 연대하면서 지지율을 합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안 후보는 스스로도 독자행보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정체성이 맞고, 아직 주류가 형성되지 않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세력화 결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1월 말에서 2월 중순 쯤 대선 막판이 되면 국민의힘으로 향할 것이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와 TBS가 27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7.3%의 지지율로 이 후보(37.6%), 윤 후보(35.8%)의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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