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오픈 한 달 지나자 외부 요원 '슬그머니' 철수"
화장실 잘못 지어 국유지 침범, 주민 탓 '적반하장'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동산마을 주민들이 영업 한 달을 넘긴 대형 음식점 '청담추어정'의 태도를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다.
23일 동산마을 주민들은 성남시 시흥동에 위치한 동산마을 입구에서 제11차 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통해 "청담추어정이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점차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말뿐인 허울이 아닌 진정성 있는 교통 및 안전 대책을 내놓으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동산마을 주민안전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초 청담추어정 측은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대로변과 마을 입구에 3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간이 흐르자 슬그머니 외부 안전요원을 줄이고 식당 내부 주차장이 복잡해지자 안쪽에만 인원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며 "주민 안전은 '나 몰라라'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성남시 소유 하천부지 무단 점용' 문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식당 측의 설계 오류를 꼬집었다. 청담추어정 측이 출차를 위해 하천부지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주민자치회는 "건물을 증축하면서 화장실을 하천부지 쪽으로 달아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주민 측은 "얼마든지 국유지 침범 없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었음에도 자기네 설계 실수를 마을 주민 탓으로 돌리며 주민들을 공격하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 측이 주장하는 '대화 제안'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일을 다 저질러놓고 기정사실로 굳히기 위해 대화를 하자는 건 주민을 우롱하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주민자치회는 "진정성 있는 안전 대책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다가오는 겨울철을 앞두고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지금도 식당 출입 차량과 보행자가 엉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며 "폭설이 내리고 길이 얼어붙으면 사고 위험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주민들은 청담추어정뿐만 아니라 관할 지자체인 성남시와 수정구청을 향해서도 "더 늦기 전에 실효성 있는 교통 및 주민 안전 대책을 수립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다음은 동산마을 교통 및 주민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11차 성명서 전문.
청담추어정이 영업을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나가면서 점차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교통 대책을 위해 3명의 안전요원을 대로변과 마을입구에 배치한다더니 시간이 흐르자 슬그머니 안전요원을 줄였습니다. 안쪽 주차장이 복잡해지자 내부에 더 많은 인원을 배치하고 바깥 쪽 교통대책은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청담추어정이 말하는 주민 안전 대책이 말뿐인 허울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청담추어정은 출차를 위해 성남시 소유 하천부지도 무단 점용하고 있으면서 이 역시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를 지적하는 동산마을 주민들을 이율배반적이라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담추어정이 성남시 소유 부지를 무단 점용할 수밖에 없었던 건 건물을 증축하면서 화장실을 하천부지 쪽으로 달아냈기 때문입니다. 화장실을 다른 방향으로 냈다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네 설계 실수를 마을주민 탓으로 돌리는 건 적반하장입니다.
더욱이 청담추어정은 마을주민들이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청담추어정에 묻습니다. 입점 부지를 물색할 당시에 마을자치회와 상의한 적이 있습니까? 마을도로에 있던 가로수와 경계석을 마구 훼손하기 전에 마을자치회에 단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심지어 마을대표가 가로수 훼손을 항의하고 대책을 요구했는데도 일언반구 답도 없다가 일을 다 저질러놓고 대화를 들고 나오는 건 대화를 하자는 것입니까, 본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요식행위입니까?
동산마을 자치회는 청담추어정과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청담추어정의 장사 편의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자는 제안은 동산마을 자치회와 협의할 사항이 아니었을 뿐 동산마을 교통과 주민 안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책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혀 둡니다. 청담추어정 편한 대로 일을 다 저질러놓고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대화 제안은 동산마을 주민을 우롱하는 기만 행위입니다.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폭설이 내리고 길이 얼어붙으면 사고 위험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지금도 동산마을 입구는 식당 출입 차량과 통행하는 마을주민이 엉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입니다. 더 늦기 전에 실효성 있는 교통 및 주민 안전 대책을 세우기를 청담추어정과 성남시 및 수정구청에 촉구합니다.
2025년 11월 23일
동산마을 교통 및 주민 안전 대책을 촉구하는 동산마을 주민 일동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관련기사
- 건축 설계 잘못하고 주민 탓···청담추어정 "무단 점용? 돈 내면 그만"
- 성남시는 "법대로", 성남시의회는 '나 몰라라'···속 터지는 동산마을 주민
- 시유지 무단 점용 청담추어정···"이행강제금 내고 그냥 쓰겠다"
- 동산마을 9차 집회···“청담추어정 하천부지 무단점유”
- 마을 입구 정지선 사라졌는데 “문제없다” 성남시, 사고 나면 주민 탓?
- "청담추어정, 사유지 앞세워 영업 강행"···성남시, 주민 호소 외면
- 수십 년 마을도로 지켜온 가로수 ‘사유지 핑계’에 잘려 나갔다
- “성남시, 청담추어정 사유지 방패·특혜 의혹” 동산마을 7번째 집회
- 40년 살아온 주민보다 개인사업자 영업 편의가 우선이라는 성남 수정구청
- [현장] 동산마을 “청담추어정, 꼼수 대안 말고 영업 포기하라”
- 청담추어정 '말 바꾸기'에 놀아난 동산마을···"대가 치를 것"
- [퇴출! 구석기 법령] '면적 기준' 앞세운 교통영향평가 '님비' 현상 원흉됐다
- [현장] 성남 동산마을 사고 현실화···성남수정경찰서 “통계? 가공자료라 못 준다”
- [현장] 동산마을 경계석 누가 치웠나?···구청·시청 모두 "내 소관 아니다"
- '청담추어정' 영업 강행이 정답인가···동산마을 주민들 '최후 경고'
- "할아버지, 성남시장 무서워요···왜 우리 목숨 무시해요?"
- 성남시의회 단골 안건 '동산마을 주민 민원', 추어정 사태는 언급조차 없었다
- 동산마을, 추어정 입점 반대 두 번째 집회···주출입구 공유 방안에 주민 반발
- 아모레퍼시픽家 막내딸의 토지 활용법···맹지를 초대형 음식점 부지로 탈바꿈
- 동산마을 주민들 “청담추어정 입점 반대”···성남 시흥동서 집회 열어
- 주민 반대 무릅쓰고 입점 강행 추어정 “교통사고, 매장이 다 책임질 수는 없다"
- 성남 동산마을 ‘교통 대란’ 논란 속 농심도 부지 매입···“도로 연결 위해”
- 대형 브랜드 주택가 입점 논란···“최소한 합의는 하게 해야”
- 동산마을, 추어정 입점 공식 반대···비대위 구성 “협상 없다”
- [단독] 주민 반발에도 공사 강행 추어탕 전문점···건축주 알고보니 아모레 창립자 막내딸
- 주민 민원 현수막 4일 만에 철거···대형 음식점 브랜드에 쩔쩔매는 성남시
- "주민 민원엔 귀 닫고 외국인 토지 소유주·대형 식당 브랜드엔 극진한 성남시와 수정구청"
- 교통사고 위험지역 대형 음식점 허가 강행···성남시 ‘탁상행정’ 동산마을 발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