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사용한 마을도로, 행정은 ‘사유지’라며 방치
시 소유 하천부지까지 내주는 특혜 검토 논란
주민 “행정 방기, 끝까지 맞서겠다”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청담추어정 입점 문제를 두고 ‘사유지’ 논리를 내세우자 동산마을 주민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20년 넘게 사용해온 마을도로를 행정이 관리해온 사실을 근거로 “이제 와 손 못 댄다니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공공보다 사유지와 업소 편의를 우선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현우 기자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청담추어정 입점 문제를 두고 ‘사유지’ 논리를 내세우자 동산마을 주민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20년 넘게 사용해온 마을도로를 행정이 관리해온 사실을 근거로 “이제 와 손 못 댄다니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공공보다 사유지와 업소 편의를 우선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현우 기자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동산마을 주민들이 28일 일요일 마을 입구에서 7번째 집회를 열고 청담추어정 입점을 강하게 규탄했다. 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20여년간 주민이 사용해온 마을도로를 사유지라며 방치하고 나아가 시 소유 하천부지까지 내주려 한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동산마을 사태는 청담추어정이 마을 입구에 대형 식당을 열겠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이 수십 년간 생활도로로 이용해온 좁은 골목을 식당 차량의 진출입로로 쓰려 하자 갈등이 불거졌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에서 주민들은 “이 길은 마을의 유일한 진출입로로 차량이 드나들면 곧바로 교통 지옥이 된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시흥사거리 일대는 본래도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인데 대형 식당 차량까지 드나들면 교통 마비와 사고는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갈등은 지난달 청담추어정 측이 공사 과정에서 마을 입구 도로의 경계석과 중앙선을 훼손하면서 더욱 커졌다. 그러나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사유지 내 행위라 단속할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놨다.

성남시 시흥동 동산마을 주민들이 28일 7번째 집회를 열고 청담추어정 입점을 규탄했다. 주민들은 좁은 마을 진출입로를 식당 차량이 드나들면 교통 마비와 사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경계석 훼손에도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사유지라 단속 불가”라며 방치해 논란이다. /김현우 기자
성남시 시흥동 동산마을 주민들이 28일 7번째 집회를 열고 청담추어정 입점을 규탄했다. 주민들은 좁은 마을 진출입로를 식당 차량이 드나들면 교통 마비와 사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경계석 훼손에도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사유지라 단속 불가”라며 방치해 논란이다. /김현우 기자

주민들은 성남시청과 수정구청을 향해 “만약 그 길이 사유지라서 손댈 수 없다면 지난 20여년간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남의 땅에 보도블록을 깔고 제설작업을 해온 것이냐”며 “사유지 논리 뒤에 숨어 행정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 소유 땅인 하천부지를 청담추어정 측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이 검토된다는 사실도 주민 반발을 키웠다. 주민들은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시민이 아닌 청담추어정의 심부름센터가 되려는 것이냐”며 “일개 식당 영업을 위해 공공 자산까지 내주는 건 지나친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아이들 통학길까지 위험에 내몰리는데 행정은 눈감고 있다”며 “주민 안전을 외면한 채 사유지와 특혜 논리만 앞세운다면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

다음은 28일 동산마을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청담추어정 입점 반대' 집회 성명서 전문.

청담추어정 입점을 반대하는 동산마을 주민 제7차 성명서

청담추어정이 기어이 이 좁은 골목에서 영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온갖 꼼수를 다 내봤지만 결국은 동산마을의 유일한 진출입로를 통해 식당 차량을 진출입 시키려 합니다.

다시 한번 청담추어정에 경고합니다. 가뜩이나 사고 위험이 높은 시흥사거리 일대의 교통을 마비시키고 동산마을 입구를 교통 지옥으로 만들겠다는 위험천만한 시도를 당장 거두십시오. 추후 벌어질 사태의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 합니까!

성남시와 수청구청에 묻습니다. 동산마을 주민이 지난 20여년 동안 매일 써온 마을도로를 청담추어정이 멋대로 훼손했는데도 ‘사유지’라는 핑계로 수수방관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만약 마을도로 일부가 사유지라 청담추어정이 훼손해도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손댈 수 없다면 지난 20여년 동안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남의 사유지에 허락도 안 받고 도로를 개설하고 보수하고 제설작업을 해온 것입니까?

주민이 수십년 공로로 사용해온 도로는 사유재산이라도 공익이 우선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이미 여럿 있습니다.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동산마을 주민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런 사실을 수 차례 지적했음에도 ‘사유지’란 핑계만 둘러대고 있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한술 더 떠서 시 정부 땅인 하천(구거) 부지까지 청담추어정이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합니다.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성남시민과 수정구민의 행정기관입니까 청담추어정의 심부름센터입니까?

일개 식당의 영업을 돕기 위해 성남시와 수정구청이 마땅히 해야 할 행정조치는 방기하고 시 정부 땅까지 내준다면 이는 지나친 특혜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우리 동산마을 주민은 성남시와 수정구청의 결정을 주시할 것입니다.

성남시와 수정구청, 청담추어정과 토지주 서미숙씨에게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이 좁은 골목에서 어떻게 청담추어정과 같은 초대형 식당이 영업을 하려는 겁니까?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기 바랍니다. 동산마을 주민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2025년 9월 28일
청담추어정 입점을 반대하는 동산마을 주민 일동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