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증축 후 시유지 무단 점용 논란
동산마을 “지자체, 공익보다 개인업자 편”

차가 통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폭이 있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못한 채 화장실을 증축하며 성남시 소유 하천부지를 무단 점용한 청담추어정이 마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당초 청담추어정은 사유지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고, 수십 년간 마을 주민과 공유하던 마을 초입을 영업 차량 통행로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청담추어정과 성남 동산마을 주민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9일 경기도 성남시 시흥사거리에서 동산마을 주민들은 ‘청담추어정 입점 반대’ 10차 집회를 열었다.
이날 동산마을 안전대책위원회는 청담추어정이 차량 통행을 이유로 성남시 소유 시유지를 무단 점용한 사실을 꼬집었다. 청담추어정은 동산마을 주민이 이용하는 유일한 출입로를 공유하고 있어 안전 대책 마련을 수차례 촉구받은 상황이었다.
청담추어정 측은 시유지 무단 점용에 대해 “초입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차량 통행을 식당 뒤편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건물을 증축한 탓에 해당 통행로는 차량 한 대도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협소해졌다. 즉 건물을 증축하지 않았다면 차량 통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동산마을 안전대책위원회는 성남시 시유지를 무단 점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수정구청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이며 사업자가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사실상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산마을 안전대책위원회는 “청담추어정은 하천부지 무단 점용을 지적하자 마을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해괴한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며 “애초에 화장실 증축으로 인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진 것인데 이를 주민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화장실을 증축하지 않았다면 해당 부지 안에서 차량 통행은 충분히 가능했다”며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증축해 길을 막아 놓고 이후 주민 문제를 핑계로 삼는 청담추어정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산마을 안전대책위원회는 공익 우선 원칙을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시 소유 땅을 개인 음식점 업자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다면 성남시와 수정구청 공무원은 당연히 이행해야 할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동산마을 비상안전대책위원회 10차 청담추어정 입점 반대 집회 성명서 전문.
청담추어정 영업을 우려하는 동산마을 주민 10차 성명서
40년 조용하게 살아온 동산마을 주민은 요즘 우울합니다. 단풍이 아름답던 마을 진입로가 청담추어정의 앞마당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이면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고즈넉했던 저녁 풍경은 청담추어정의 휘황찬란한 불빛에 사라졌습니다.
국내 대표 재벌인 아모레 가의 막내딸 토지주 서미숙씨는 무엇이 부족해 40년 지켜온 동산마을 주민의 신의를 이렇게 짓밟은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마을 진입로로 차량을 통행할 수 있도록 터준 동산마을 주민의 호의를 이렇게 되갚아도 되는 것입니까?
청담추어정은 진입로를 멋대로 훼손한 것도 모자라 성남시 소유 하천부지까지 무단 점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적하는 언론에 “이행강제금 내라면 내고 쓰겠다”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청담추어정은 무엇을 믿고 있기에 이렇게 오만방자합니까?
성남시와 수정구청에 촉구합니다. 이미 수정구청 담당자는 청담추어정이 시 소유 하천부지를 무단 점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 와서 확인하고 갔습니다. 이에 상응하는 행정조치를 즉각 내리고 훼손 현장은 원상복구하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시 소유 땅을 일개 음식점 업자가 멋대로 쓰고 있는데도 손 놓고 있는다면 성남시와 수정구청 공무원은 마땅히 해야 할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담추어정은 동산마을 주민이 하천부지 무단 점용을 지적하자 “마을 주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애초에 청담추어정이 하천부지를 무단 점용하게 된 건 식당 건물 뒤로 화장실을 증축했기 때문입니다.
화장실을 증축하지 않았다면 서미숙씨 땅 안에서 차량 통행이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멋대로 증축했다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지자 마을주민 핑계를 대는 청담추어정의 작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요즘 시흥사거리와 동산마을 입구는 위태롭습니다. 언제 사고가 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청담추어정과 토지주 서미숙씨 편의를 봐주는 데만 골몰할 게 아니라 사고 위험과 교통대책을 세우는데 더 주의를 기울여 주길 촉구합니다.
동산마을 주민의 호소와 절규를 성남시와 수정구청은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귀 기울여 주기를 호소합니다.
2025년 11월 9일
청담추어정 영업을 우려하는 동산마을 주민 일동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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