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서 정비사업 단지 강세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아파트가 확실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분양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입지와 미래가치가 검증된 정비사업 단지로 청약 수요가 집중되며, 경쟁률과 매매 가격 모두 비정비사업 단지를 크게 앞서는 모습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도권에서 분양된 정비사업 단지는 23곳, 4120세대(특별공급 제외)이며, 이들 단지에는 총 18만9000명 이상이 청약을 신청해 1순위 평균 45.95대 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평균 경쟁률인 9.50대 1의 약 5배 수준이다.
개별 단지 실적도 눈길을 끈다. 경기 광명12R구역에서 공급된 ‘철산역자이’는 지난 9월 1순위 평균 37.96대 1을 기록했으며, 서울 송파구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으로 공급된 ‘잠실 르엘’은 631.60대 1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단지의 강세 배경을 입지 경쟁력과 정주 환경 개선 효과에서 찾고 있다. 정비사업은 대부분 구도심에 위치해 교통, 학군, 생활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사업 과정에서 도로·공원·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개선되면서 지역 가치가 추가로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가격 격차도 뚜렷하다. 10월 기준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383만원으로, 일반 단지 평균(2581만원)의 두 배 이상이다. 올해 상승률 역시 재건축 아파트가 11.80%로 일반 단지 5.65%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부동산 업계는 정비사업 단지가 주거 품질 개선과 자산 가치 유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 만큼, 수도권 공급의 상당 부분이 정비사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에도 주요 정비사업 단지가 분양 시장에 나온다. GS건설은 1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758·은하수·760 재건축사업을 통해 ‘역삼센트럴자이’를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3층122㎡ 87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선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강남 8학군 접근성이 뛰어나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 가격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한화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서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을,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의왕 고천동에서 ‘의왕시청역 SK뷰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정비사업 강세가 이어지는 만큼, 연말에 공급되는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들이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 모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