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성과 분명해도 흑자 전환 지연
외부 영입 CEO 그룹의 기대치 높았을 것
GA 조직 확대에도 2027년 목표 너무 멀다

하나손해보험의 배성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 2년 임기를 앞두고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배 사장은 취임 이후 회사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장기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이라는 강력한 전략을 추진해왔으나 여전히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적 부진이 연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 목표 아래 영입된 외부 출신 CEO로서 흑자 전환까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배성완 대표 취임 이후 하나손보는 눈에 띄게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지난 2023년 -879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배 사장 취임 첫 해인 2024년 -279억원으로 대폭 축소되는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2020년 하나금융에 편입된 이후 2021년 일회성 사옥 매각 이익을 제외하고는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5년간 누적 순손실이 17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여전히 재무적인 압박이 큰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4년 1~3분기 누적 순손실(별도 기준)은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259억원) 대비 소폭 확대되기도 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숫자만으로는 손익이 나빠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작년 보험업법 시행세칙 개정에 따른 약 100억원의 수익 플러스 효과 등 일회성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실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손익적인 체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적 개선 속도는 더디지만, 배 사장이 추진한 구조적 개선 성과만큼은 분명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그는 '디지털 종합 손보사' 전략을 폐기하고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정통 손보사 모델로 회사의 방향성을 재설정했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와 영업 조직 확대를 통해 구체화됐다. 원수보험료에서 장기보험 비중은 2024년 말 44.0%까지 확대되었으며 장기 초회보험료는 24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3년 113명이었던 장기보험 영업인력을 2024년 250여 명까지 확대하는 한편 GA 영업조직 체계도 2025년에는 9개 사업단 35개 지점으로 개편했다. 이는 향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단기간에 만년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의 방향성은 올바르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 사장의 연임 전망에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이 2027년으로 다소 늦다는 점도 그룹 차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지에 "하나보가 적자 규모를 줄이고 CSM을 2000억 이상으로 키우는 등 분명한 성과를 냈지만 하나금융이 '외부 영입 CEO'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 하나손보 사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다는 점과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속도를 감안할 때 턴어라운드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