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 3분기 실적 모두 성장
출점 경쟁서 수익성 경쟁으로 전환
디지털·해외 확장으로 성장 모색

CU, GS25 점포 /각 사
CU, GS25 점포 /각 사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해 온 CU와 GS25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양사 모두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2분기 업계 1위 자리를 CU가 차지했지만 3분기에는 GS25가 다시 빼앗아오며 양사 매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두 기업은 공통적으로 프로모션·상품 차별화로 트래픽을 회복했으나, 향후에는 수익성 중심의 점포 정비(프리미엄·우량점 출점)와 디지털·유통 생태계 확장으로 경쟁 방식이 미세하게 달라지고 있어 향후 순위 변동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는 CU가 매출과 매장 수 모두 GS25를 제치며 매출 1위를 차지했지만, 3분기 들어 다시 GS25가 앞서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3분기 GS25의 편의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2조44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7% 증가한 85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매출은 2조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 영업이익은 7.1% 늘어난 977억원을 기록했다. BGF리테일 전체 매출의 98%가 CU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CU의 실제 편의점 매출은 약 2조4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를 비교하면 GS25 편의점 부문보다 소폭 낮은 매출이다. 

올해 들어 두 브랜드의 매출 격차는 극도로 좁혀진 상태다. 매출 기준에서는 전통적으로 GS25가 앞서 왔다. 2019년 9000억원 이상이던 차이는 2023년 1000억원 안팎으로 줄었고, 올해 3분기까지 양사 누적 기준으로는 GS25가 6조6865억원, CU가 약 6조6000억원대로 8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CU는 이미 2020년부터 점포 수, 2022년부터 영업이익에서 GS25를 앞서고 있어, 올해 매출까지 추월할 경우 모든 주요 지표에서 1위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CU의 점포 수는 1만8458개로 GS25가 1만8112개인 것보다 346개 더 많다.

양사의 이번 실적 호조는 3분기 초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프로모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보인다. 객단가와 방문 횟수 증가가 매출 개선으로 이어졌고, 가성비 PB상품·프리미엄 간편식·유명 IP 제휴상품이 트래픽 회복의 주요 동력이 됐다. 

다만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출점 수’에서 ‘점포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양사 모두 수익성 중심의 점포 구조 개편을 강조하며, 신규 출점에서는 우량 입지를 우선하고 있다. GS25의 경우 기존점은 ‘스크랩 앤 빌드’(리모델링 및 입지 업그레이드) 전략으로 매출 효율을 높이고 있다. CU도 고매출·고수익 점포 개발에 집중하며 양질의 신규점 개점을 지속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대형 점포 구성비를 늘려 점포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양사의 전략은 편의점 부문의 수익성 개선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시장 포화의 상태에서 반전 찾기에도 주력한다. 국내 편의점 수가 이미 약 5만5000개 수준에 이르렀고, 시장 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기업 모두 국내 단순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점포 수익성·디지털 전환·해외 진출 등으로 전략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GS25는 내실 강화와 함께 해외사업(베트남·몽골 등)을 병행하고 있다. CU는 하와이 등 해외시장 진출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다.

또한 두 기업 모두 디지털·배달·옴니채널을 확대해 배달·모바일 주문·제휴 플랫폼 연동 등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의 오프라인 강점(근접성)을 배달·픽업과 결합해 ‘한 끼·즉시 소비’ 수요를 잡는 데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GS리테일은 최근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앱 3사와 모두 협력하게 됐다. 자사 앱 ‘우리동네GS’, 네이버 등까지 더해 약 4500만 명 규모의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BGF리테일의 CU는 지난 5월 편의점 최초로 ‘네이버 지금배달’에 입점하며 1시간 내 배달 체계를 구축했다. 이어 ‘get 커피 배달 서비스’를 전국 2000여 개 점포에서 시작해 연내 4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19년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포켓CU·배민·해피오더·배달특급 등 10여 개 플랫폼으로 퀵커머스 영역을 확장, 현재 전국 1만3000여 점포에서 픽업 및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결국 편의점 시장의 리더십은 ‘점포 수’가 아니라 ‘점포당 수익성’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상품력(PB·IP 제휴)과 디지털 채널(앱·배달·픽업) 경쟁력, 그리고 해외사업의 성과가 차세대 시장 1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진정한 리더십은 양이 아닌 질, 즉 ‘몇 개 점포’가 아닌 ‘한 점포가 얼마나 더 잘 버티느냐’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앞으로는 ‘출점 숫자’ 경쟁보다는 ‘수익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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