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량은 90% 가까이 급감
임대차에 수요 몰리며 전셋값 급등
“무주택 서민들 고통 가중될 우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게재된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게재된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주 후반부터 고강도 부동산 대책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0% 가까이 급감했다. 매매 거래 절벽 속 주택 수요자들이 임대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셋값도 급등하고 있다. 10·15 대책의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연말까지 전월세난이 이어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 결과 10·15 대책에 따라 규제 지역 지정과 대출 한도 축소가 시작된 1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49건이다. 대책 발표 당일을 포함한 직전 한 주(9~15일) 거래량(2371건)에 비해 무려 85.3%이나 급감했다. 

주로 강남권이 아닌 지역에서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영등포구가 159건에서 3건으로 98.1% 줄었으며, 구로구(-97.6%), 노원구(-91.8%), 동작구(-87.8%), 동대문구(-85.8%) 등도 감소 폭이 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 역시 대책 발표 당일(15일) 7만4044건에서 23일 6만7027건으로 9.5% 줄었다. 경기도 규제 지역 12곳은 같은 기간 매물 감소 폭이 14.8%에 달한다.

서울 내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값이 일주일 사이 1% 넘게 오르는 폭등세도 나타났다. 광진구는 전주 대비 1.29% 오르며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주간 상승률 1%를 넘겼고, 성동구 1.25%, 강동구 1.12%, 양천구 0.96%, 송파구 0.93%, 중구 0.93%, 마포구 0.92% 등이 뒤를 이었다. 

내 집 마련 문턱이 급격히 높아지며 전셋값 폭등으로 서민 주거 부담만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오르며 지난해 9월 둘째 주(0.17%)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규제 전후 한두 달 사이 전셋값이 10%가량 급등한 사례도 나왔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웰츠타워’ 전용 85㎡는 7월 4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규제 직후인 이달 22일에는 4억7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두 달 사이 15% 가까이 오른 것이다. 

노원구 ‘포레나노원’의 같은 평형도 전세 실거래가가 8월 7억3500만원에서 이달 21일 8억원으로 6500만원 뛰었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데 매물 씨를 말리는 정책이 나오고 있어 수급 불일치에 따른 전셋값 급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의 단기 효과는 과열 완화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집값이 실제로 떨어지려면 매도자의 기대심리 변화가 필요하지만 금리 하락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한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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