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지연 보상 정액제·실손 담보 등 잇단 출시
3년 만 19배 성장···보장 늘자 손해율 관리 숙제

추석을 기점으로 최장 10일간 황금연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해외여행자보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맞춰 최근 보험사들은 항공 지연 보상, 무사고 환급, 맞춤형 보장 특약 등을 강화한 신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9월 해외여행보험 상품에 지수형 항공 지연·결항 특약을 개정 도입했다. 국내 출발 국제선이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최초 4만원, 이후 2시간마다 2만원을 추가 지급해 최대 10만원을 정액 보상하고 결항시에도 동일하게 10만원을 지급한다.
해외공항 출발·경유편 지연은 실손형으로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하며 수하물 지연·분실도 같은 한도로 보장한다. 항공편 등록만으로 자동 알림톡이 발송되고 몇 차례 클릭만으로 청구가 완료돼 즉시 지급되는 구조를 갖췄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톡 연동을 통한 편리성을 기반으로 지난 2년간 해외여행보험 누적 가입자 400만명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개정으로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삼성화재도 지난 9월 해외 출발 항공편 지연·결항 상황을 실손으로 보장하는 특약을 추가했다. 이 특약은 해외공항에서 출발하거나 국내로 귀국하는 항공편이 2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식음료비, 숙박비, 교통비를 최대 50만원까지 보장한다.
삼성화재는 이미 올 1월 국내 출발 항공 지연 보상 특약을 선보인 바 있다. 7월에는 ‘365 연간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해 1회 가입으로 1년간 횟수 제한 없이 보장받을 수 있는 장기형 상품군을 마련했다.
현대해상 역시 최근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에 지수형 출국 항공 지연 특약을 추가했다. 국내 출발 국제선이 2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최소 4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정액 보상을 지급하며 e-티켓 등록만으로도 보상이 가능하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8월부터 동반 가입 시 2인 5%, 3인 이상 최대 1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여권 분실·도난 시 최대 3일, 한도 30만 원의 해외 체류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했으며 항공편 결항이나 4시간 이상 지연, 과적 탑승거부 시 식사·숙박·통신비를 실손 보장하고 수하물 지연 발생 시 여행 필수품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담보도 마련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4월 ‘KB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을 개정 출시하며 지수형 항공 지연 담보와 기후 질환 보장 특약을 새로 포함시켰다. 국내 출발 국제선이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시간 비례해 최대 10만 원을 정액 보상하며 해외 체류 중 열사병·일사병 같은 온열질환과 저체온증·동상 같은 한랭질환에 대해 진단비를 지급하는 보장도 추가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5월 해외여행보험에 출국 항공 지연·결항 보상 특약을 추가했다. 국내 출발 국제선이 2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최대 10만원까지 정액 보상하고 무사고 귀국 시 캐롯포인트 환급 혜택도 제공한다.
시장 전반으로는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계약 건수는 173만3000여 건으로 3년 전과 비교하면 약 19배 증가했다. 특히 전체 가입의 97% 이상이 해외여행보험으로 집계돼 팬데믹 이후 억눌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양상이다.
다만 보장이 확대된 만큼 리스크도 커졌다는 평가다. 휴대품 손해 담보를 악용한 허위 도난 신고 등 보험사기 가능성이 지적되고있고 항공 지연 정액 보상 특약과 기존 실손보험 보장 간 중복 여부나 약관 해석 차이에 따른 분쟁 소지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상품이 복잡해지면서 보장 공백이나 불필요한 가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약관 확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도 필수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정액형 담보와 실손형 담보가 혼재하는 만큼 손해율 관리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