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경선 개입에 맞선 사례 언급
정언·검언유착 중심 차지한 팬덤 지적
극단 세력 눈치 보지 않는 파격적 행보
김씨 파생 유튜버 긴장 속 견제 분위기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인 김어준 씨를 또 다시 공개 저격하며 정치권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까지 소환하며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른다’는 문제의식을 거듭 강조했다.
곽 의원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특정 방송에 한 차례도 출연하지 않은 의원은 65명”이라며 “그 중 한 명이 바로 나”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뿐 아니라 매불쇼 등 파생 유튜브 채널 전반에도 출연하지 않았음을 공개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라며 특정인 개인의 생각이 집권 여당의 교리처럼 굳어버렸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제는 특정 방송이 민주당 전략 메시지를 사실상 대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조선일보 등 족벌언론의 정언유착 문제도 꺼내들었다. 그는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말한 것은 언론 개입을 분명히 선 그은 사례”라고 했다.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즉 과거 언론 권력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끼치던 모습과 현재 유튜브 방송이 여당 전략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논리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언론 권력에 경고했듯 지금도 같은 문제가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곽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미묘한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김어준 씨는 오랫동안 민주당 강성 지지층과 교감을 이어온 인물로, 당내에서 그의 존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퇴행적 분위기에서 곽 의원의 연이은 공개 저격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곽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끌어온 점은 상징성이 크다. 노 전 대통령의 ‘반(反)언론 권력’ 메시지를 현재 상황에 투영한 것은 김어준이란 유튜버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김건희와 연결되는 주진우씨의 방송 패널 라인, 한동훈 팬클럽 ‘위드후니’를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에펨코리아 게시판 팬덤에까지 개입한 유재일 씨로 이어지는 ‘사이비 커뮤니티 정치’ 전반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곽 의원의 행보를 두고 “친 이재명계 내부에서조차 김어준의 영향력이 지나치다는 자성이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정 방송인에 의존하는 메시지 전략이 당의 자율성을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여권 내 이런 분위기를 방증하듯 정치 유튜브를 운영하는 이동형 작가도 방송에서 곽 의원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경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공천 불이익을 기정사실화했다. 김어준과의 관계를 배경으로 특정 인사의 정치적 운명을 점치는 행태 자체가 곽 의원이 경고한 ‘유튜버의 정치 개입’을 드러내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김어준 씨는 같은 날 주진우 씨와 함께한 방송에서 “9월 대 반격설…나도 들었다”며 “나만 보내는 게 아니라 몇 명 보낸다는 작전이 있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조치 당시 ‘체포조가 찾아왔다’는 식의 풍문을 퍼뜨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검찰청 개편과 검수완박 논의를 연결 지어 자신을 겨냥한 모종의 숙청(purge) 음모가 있는 것처럼 묘사한 셈이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