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가속기 의존도 줄이기
구글·메타·아마존도 개발·생산 시도
HBM·MLCC 등 국내 부품업체 호재

글로벌 주문형반도체(ASIC) 1위 브로드컴이 챗GPT 개발사 오픈AI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AI 칩 계약을 확보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의존도를 줄이려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국내 반도체·전자 부품 업계도 수혜가 예상된다.
5일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네 번째 고객으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발표 직후 브로드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6% 급등해 320.11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로드컴의 이번 계약은 ASIC 수요가 빅테크 기업을 넘어 전문 AI 서비스 업체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SIC 업체와 손잡고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빅테크의 자체 생산 확대에 더해 AI 전문 기업과 소버린 AI(국가 자립 인공지능) 관련 업체들까지 독자 칩 확보에 나서면서 ASIC 시장은 지난해 120억 달러(약 17조4000억원)에서 2027년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기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구글·메타·아마존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를 납품하며 점유율이 각각 30%, 30%, 20%에 달한다. MLCC 역시 AI 서버 수요 증가로 공장 가동률이 100% 수준에 이르렀다.
LG이노텍은 PC용 FC-BGA 양산에 본격 착수했고 서버용 FC-BGA에 대해서도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두산 전자BG는 AI 서버 핵심 부품인 동박적층판(CCL)을 엔비디아에 이어 아마존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