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환급률 28.9%, 카드사 가장 높아
광주·카카오 두 자릿수, 신한·SC 1%대

올해 6월 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은 18조4000억원에 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6월 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은 18조4000억원에 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숨은 금융자산이란? 

금융소비자가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찾아가지 않은 자산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만기 후 일정 기간 동안 거래가 없는 적금통장, 만기 후 수령하지 않은 보험금, 장기간 쌓여 있는 카드 포인트, 주식 투자 후 증권 계좌에 남아 있는 예탁금 등이 해당한다. △휴면금융자산 △장기미거래 금융자산 △미사용 카드포인트 등으로 구분된다.

숨은 금융자산 규모가 18조원을 넘어섰지만 은행권의 환급률은 업권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과 카카오뱅크,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만 두 자릿수를 기록했을 뿐 다수 은행은 한 자릿수에 그쳐 업권 내 편차가 뚜렷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은 18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휴면금융자산은 1조4000억원,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은 14조1000억원, 미사용 카드포인트는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금융회사 70곳의 휴면금융자산 환급률(계좌 수 기준)은 평균 28.9%였다. 업권별로 보면 카드사가 78.7%로 가장 높았고 손보사 44.1%, 생보사 39.4%, 증권사 20.9% 순이었다. 은행권은 평균 8.1%로 업권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광주은행이 26.18%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15.38%), 국민은행(15.14%)이 뒤를 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1.77%, 한국SC은행은 0.31%에 그쳐 은행 간 격차가 컸다.

은행권 환급률이 낮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소액 계좌가 장기간 방치된 경우가 많아 소비자 스스로 환급을 챙길 동기가 약하다. 또 오래된 계좌는 연락처나 주소 변경으로 고객과 은행 간 접촉이 어렵다. 일부 은행은 비대면 환급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반면 보험은 계좌당 금액이 커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환급을 신청하는 경향이 있고 카드 포인트는 소비 활동과 연계돼 환급이 비교적 원활하다.

은행권은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자사 앱 ‘신한 SOL뱅크’에 국세 미수령 환급금 조회 기능을 탑재해 ‘숨은 환급금 찾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기존에 제공하던 휴면예금·숨은 보험금 조회 기능과 통합해 고객이 놓친 자산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도 KB스타뱅킹에 ‘숨은 환급금 찾기’ 서비스를 신설했다. 국세청·근로복지공단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해 국세 미수령 환급금뿐 아니라 고용·산재보험료 과오납금까지 조회·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환급금은 시효(국세 5년, 보험료 3년)가 지나면 국고로 환수되는 만큼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 환급 시효 만료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개별 은행의 서비스 보강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전체 환급률은 업권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9월 중 금융권과 공동으로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다시 열어 환급을 독려할 계획이다. 캠페인을 통해 금융회사별 환급 실적을 공개함으로써 은행권을 포함한 업권 전반의 환급률 제고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이번 달 중순쯤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금융회사들이 두 달 동안 자체적으로 홍보를 하고 고객들에게 안내와 환급 독려를 한 뒤 그 실적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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