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테크, 글로벌 업체 최다 고객사 확보
인력 대체 전환에 실업 및 취업난 우려도
韓 기업 노조 리스크에 로봇 전환 필요성
"상용화까지 시간 걸려, 단계적으로 진행"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이 현지 제조업 현장에 속속 투입되며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노란봉투법과 파업 등 노조 리스크가 큰 국내 기업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역시 제조업 부문에서 휴머노이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IT쥐쯔(IT桔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펀딩은 77건으로 총 232억 위안(약 4조49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209억 위안)를 웃도는 규모로 투자 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기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 236개 중 140개(59%)가 중국 기업이며 지난해 공개된 51개 모델 중 35개가 중국 업체에서 나왔다.
현재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유비테크다. BYD, 니오, 지리차, 베이징자동차,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공장에 '워커(Worker) S'를 공급하며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모델인 '워커 S1'의 가격은 약 7만 달러(9600만원)였으며 최근에는 절반 수준의 저가형 모델 '티안공 워커(Tiangong Walker)'도 공개됐다.

기술력도 진화하고 있다. 유비테크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차량 외부 스티커 부착, 무거운 상자 운반 등 다양한 작업이 시연됐다. 특히 '워커 S2'는 작업 중 배터리가 방전되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교체하며 대기 시간을 최소화했다. 해당 모델은 미이자동차와 둥펑자동차가 구매 계약을 맺었으며 두 기업은 부품 조립·물류 운반·품질 검사 현장에서 인력 대체 가능성을 테스트한 뒤 공식 투입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공급 계약이 잇따르면서 올해 초 제기된 중국 내 '휴머노이드 거품론'은 사실상 사그라든 분위기다. 상하이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생태계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SW)까지 발전하고 있다”라며 “대기업들의 주문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부터 산업이 성장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역시 로봇 산업을 차세대 성장 전략 핵심으로 육성 중이다. 오는 15차 5개년 계획에는 휴머노이드 현장 투입 고도화가 포함될 전망이다. 동시에 로보택시와 배달 드론 등 인력 대체 기술도 상용화되며 산업 전반의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력 대체 자동화 전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인력이 풍부한 중국에서 휴머노이드가 본격 도입되면 IT·AI 직군을 제외한 노동시장에서 실업과 취업난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월 중국 도시지역 16~24세(학생 제외) 실업률은 17.8%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노란봉투법 통과와 잇따른 노사 갈등으로 기업 부담이 커지며 인력 대체 기술 전환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핵심 산업 기업인 현대차와 SK하이닉스 노조가 파업 수순에 돌입해 사측과 조율 중이며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참여 중인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 역시 연일 부분 파업을 이어가며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처음 투입할 예정이다. 향후 4년간 260억 달러(약 36조원) 미국 투자 계획의 핵심 역시 로봇 공장 건립으로 알려졌다. 연간 3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세우고 이를 미국 내 로봇 제조 거점으로 삼아 미래 로봇 생태계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기업이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 결국 파업과 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에 따라 생산 효율이 떨어지면서 자율주행과 로봇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거의 완성 단계에 진입한 만큼 로봇 전환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