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 PANORAMA 참여
4개국어 사용해 동·서양 철학 녹인 메시지
AI와 CG 접목한 실험적·독창적 연출 선봬
동두천 전시 공간 오브제도 옮겨 전시 중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최원준 작가·문선아 디렉터)가 동두천 출신 학생 6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아프로지아(AfroZia)'와 그들의 첫 음원 '파우 파우(Pow Pow)'와 뮤직비디오 <아프로지아: 파우 파우>를 공개했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는 지난 22일부터 그룹전 <PANORAMA(파노라마)>가 열리고 있다.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를 비롯 총 8팀이 현대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아프로지아(Afrozia)’는 동두천에 거주하는 한국·나이지리아·가나 출신 여성 청소년 6명(데슬리, 가령, 페이트, 하연, 아만다, 은)이 함께한 걸그룹 프로젝트다. 뮤직비디오는 외계에서 온 이주 배경 소녀 3명과 일상의 틀에 갇힌 한국인 여학생 3명이 만나 “너는 곧 나고, 우리는 너희와 같다”는 화합의 철학을 공유하며 음악과 퍼포먼스로 동두천 일대를 일깨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뮤직비디오는 동두천의 공간적 특수성을 적극 반영했다. Camp Casey 등 미군기지가 위치했던 군사도시라는 지역적 맥락이 연출에 녹아 있으며 부대 주변 거리가 주요 촬영지로 활용됐다.
또한 케이팝 뮤직비디오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AI와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히 활용해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장면을 구현했다. 여섯 명의 멤버가 하나의 그룹으로 호흡을 맞추는 순간이 춤과 노래로 표현되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퍼포먼스가 강조된다.
다양한 언어적 실험도 특징적이다. 가사와 내레이션에는 한국어·영어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이보족 언어와 가나 트위족 언어가 함께 쓰였다. 특히 불교 철학의 '삼라만상(森羅萬象)'과 이보족 철학인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메시지가 내레이션 속에 삽입됐다. 그룹명처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문화와 사상을 균형 있게 담아낸 것이다.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는 뮤직비디오 작업 과정에서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갈 가상의 국가를 상상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기를 분석해 공통점을 추출하고 거기에 상상을 더해 새로운 국기를 디자인한 것이다. 여기에 각 멤버가 지닌 상징색(적·청·흑·백·황·자색)을 반영해 분열을 넘어선 연대와 각성의 의미를 담은 ‘아프로-아시아 연합의 상상 국기’가 완성됐다.
함께 전시된 '포털: 아프로아시아'는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스페이스 아프로아시아’에서 가져온 오브제를 다수 활용해 꾸민 설치 작업이다. 실제 공간을 전시장에 재현하듯 배치했다.
문선아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동두천에서 이어온 맥락을 서울 한복판으로 가져와 확장하는 작업”이라며 “많은 분들이 직접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국 작가 집중 홍보 쇼케이스’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송은은 오는 10월 16일까지 권병준, 김민애, 박민하, 이주요, 최고은, 한선우, 이끼바위쿠르르,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 등 여덟 팀의 작품이 전시된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동시대 미술 실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온 작가들을 형식과 내용의 제한 없이 선정해 그룹전의 형태로 묶어내고 이를 체계적인 해외 프로모션의 출발점으로 삼아 작가들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