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칼럼]
특검 과도한 물리력 사용
동정 여론이 형성될 수도
尹·金 부정행위 집중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사안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불응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의 1차 체포 시도 당시에는 이른바 '속옷 논란'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특검 측 발표에 따르면 체포를 시도했을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속옷만 입고 드러누워 있었다고 한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병으로 인한 체온 조절을 위해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었을 뿐 체포에 저항하기 위함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구의 주장이 정확하든 중요한 것은 이러한 특검 측 발표가 대한민국의 국격 손상을 초래했을 가능성 있다는 점이다. 외국 언론들이 해당 사안을 앞다퉈 보도했기 때문이다. 2차 체포 시도에서는 과도한 물리력 사용이 새로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다리를 잡고 끌어내려 했으며 완강한 거부에 의자를 통째로 들어 옮기려 하다가 의자가 뒤로 빠져 대통령이 땅바닥에 떨어졌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히고 팔을 세게 잡아당겨 팔이 빠질 것 같다며 제발 놔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강제력에서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만약 변호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박경신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윤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묵비권 행사를 명백히 천명하고 있기에 이송을 위한 강제 물리력 행사는 고문에 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의 주장이 타당하든 그렇지 않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폭력적 법 집행이라는 인식에 상당수 국민이 동의할 경우에는 사안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피해자에 대한 동정심이 유난히 강한데 이런 식의 법 집행으로 인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지적할 점은 김건희 특검이 왜 이처럼 체포 영장 집행에 전력을 다했는가 하는 문제다. 체포 영장 집행에 이토록 저항하는 피의자가 설령 특검에 끌려간다 하더라도 진술을 거부하는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에서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특히 높은 이유는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서 내란 혐의가 가장 중대한 문제이지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내란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는 사형 또는 무기 징역이 선고될 것이 분명한데 이런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이 다루는 사건에 대한 혐의가 확정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실질적 의미가 미미할 것이다.

즉 무기 징역이나 사형을 받는다면 김건희 특검 수사 결과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을 가중시킬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김건희 특검이 모를 리 없을 텐데 그럼에도 이처럼 체포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특검 수사를 거부한 바 있다.

또한 내란 특검의 경우도 윤 전 대통령이 체포에 불응하자 추가적인 조치 없이 기소한 최근 사례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야 김건희 특검은 추가 체포 영장 청구 없이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에 근거한 정확한 수사는 반드시 필요하며 전직 대통령 역시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서는 순종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불응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특검의 과도한 '법 집행 의지'로 인해 사안의 핵심이 '폭력 행사'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여론이 변화하면 특검의 수사 역시 이런 여론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의 정당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여론의 동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시선 또한 특검이 의식해야 할 요소다. 이런 측면들을 종합하면 이번 김건희 특검의 '과잉 의욕'은 합리적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된다. 김건희 특검이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사건의 핵심인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부정행위’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기를 바란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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