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의 프롬나드]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의
성 마태오 관련 유화 3점을 보러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 몰려들어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부르심, 1599~1600 /전동수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부르심, 1599~1600 /전동수

지난 3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남부 여행을 마치고 로마에 머무는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었던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Chiesa di San Luigi dei francesi)을 찾았다. 성당 안에 있는 카라바조의 유명한 벽화가 있기에 꼭 방문하고 싶었던 성당이었다.

로마의 명소인 판테온과 나보나 광장 사이에 있는 이 성당 안에는 10개의 작은 예배당이 있고 그 중 중앙제단 바로 왼쪽에 있는 콘타렐리 예배당(Cappella Contarelli)에는 마태복음의 저자 성 마태오를 그린 유화 3점이 있다.(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지난 3월 15일에 방문한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은 카라바조의 그림을 보러 온 전 세계 관광객들로 엄청 붐벼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카라바조, 성 마태오와 천사, 1602 /전동수
카라바조, 성 마태오와 천사, 1602 /전동수

‘성 마태오의 부르심’과 ‘성 마태오의 순교’는 가로와 세로가 3m가 넘는 크기로 콘타렐리 예배당의 왼쪽과 오른쪽 벽을 장식하고 있다. 중앙 벽면에는 ‘성 마태오와 천사’가 있다. ‘성 마태오의 부르심’은 1599~1600년에 제작되었으며, 예수가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는 순간을 묘사한 작품으로 카라바조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성 마태오의 순교’는 1600년에 완성되었으며, 선교 활동 중 에티오피아 왕에 의해 순교당하는 성 마태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성 마태오와 천사’는 콘타렐리 예배당을 위해 1602~1603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천사의 영감을 받아 복음서를 쓰는 성 마태오를 그렸다.

카라바조(Caravaggio, 본명: Michelangelo Merisi 미켈란젤로 메리시)는 바로크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극적인 빛과 어둠 (테너브리즘, Tenebrism)은 카라바조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강렬한 명암 대비가 특징이다. 또한 리얼리즘과 사실적인 표현을 중시했기에 주름지고 때 묻은 피부, 거친 표정, 실제 모델 등 현실적인 인물을 그렸다.

종교화를 그릴 때는 노숙자, 창녀, 노동자 같은 인물을 모델로 삼아 그렸기 때문에 당시에는 논란이 많았다. 카라바조는 루벤스, 렘브란트, 벨라스케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순교, 1600 /전동수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순교, 1600 /전동수

하지만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싸움, 살인, 도주, 추방 등으로 극적인 삶을 살았다. 카라바조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말라리아나 전염병으로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 또 하나는 복수로 살해당했다는 설도 있다. 그리고 나폴리에서 사면을 기다리다가 포르토 에르콜레 해변에서 고립된 채 병사했다는 설도 있다.

카라바조(Caravaggio)의 현존하는 작품 수는 약 60점 정도라고 한다. 카라바조는 작품 활동 기간이 약 15년 정도이고 삶 자체가 도망과 유랑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주문받은 작품 외에는 여유롭게 그린 그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작품들은 대부분 종교화이며, 성당이나 귀족의 주문을 받은 작품들이다. 일부는 박물관, 성당이나 수도원에 있고 개인 컬렉션으로 남아 있다.

여성경제신문 전동수 월간 아츠앤컬쳐 대표이사·발행인 simonjd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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