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상반기 누계 80%대 유지
장마철 침수 피해만 296억원 예상
기후리스크에 구조 개편 요구 커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80%대를 초과한 채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80%대를 초과한 채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보험료 인하 압박, 기후 재난 상시화라는 '삼중 악재'에 부딪히며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달 들어 장마철 침수 피해까지 더해져 손해율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자체 대응에 나섰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구조적 비용 요인과 계절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6개 주요 손보사의 6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82.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79.8%) 대비 2.8%포인트, 전달보다도 1.0%포인트 악화된 수치다.

올해 상반기 누계 기준 손해율은 평균 8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83.3%, 한화손보 83.2%, 메리츠화재 82.5%, KB손보 82.3%, DB손보 81.7% 순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업계는 보험료 인하 누적 효과와 정비요금 상승, 수리비 증가 등이 손해율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손보업계에서 추산하는 적정 손해율은 약 80%로 올해 들어 계절적 비수기인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이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극한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는 손해율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1일 오전 9시까지 침수 피해로 접수된 차량은 3131대, 추정 손해액은 약 296억원에 달한다.

보험사들은 기후 재난에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삼성화재는 '침수 예방 비상팀'을 운영 중이며 현대해상과 KB손보는 각각 ‘자연재해 비상대책조직’, ‘혹서기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DB손보는 지난 12일까지 여름 휴가철과 장마철을 대비해 무상점검 서비스를 시행했다.

금융당국과 보험개발원은 침수 위험 차량에 대한 ‘긴급대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기후 이변으로 인한 손해액 증가, 정부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라는 ‘이중 구조’ 속에 리스크 대응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비요금 인상, 기후재난 상시화 등 구조적 비용 요인이 반복되며 계절성 손해율 리스크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손해율은 관리가 어려워지는 반면 정부는 상생 금융 기조에 따라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기후 이변으로 인한 손해액 증가는 민간 보험사만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내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 연구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기후 이변 탓에 손해액이 늘어나는 것은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을 것"이라며 "우선 보험사가 자구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겠지만 정부가 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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