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직후 목동·여의도 중심 호가 급등
‘토허제’에도 강남 재건축 단지 최고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약속 기대 선반영

최근 며칠 새 호가를 수억원 올리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에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 매매가는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 98㎡ 매물은 4일 하루 만에 호가를 1억원 올렸다. 같은 아파트 전용 70㎡ 매물의 경우 2일과 4일 각각 한 차례씩 가격을 올려 총 1억5000만원을 높여 시장에 나왔다.
목동신시가지13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대선 후보들이 모두 재건축을 활성화한다고 했던 만큼 기대감이 커진 듯하다”며 “낮은 가격에 내놨던 매물들도 서서히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의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의 전용 118㎡는 최초 30억원에 등록됐지만 4일부터 이틀에 걸쳐 호가를 6억원 높여 36억원에 나왔다. 인근 삼부 역시 48억원이던 매물을 2억원 인상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 매매가는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토허재가 소위 “약빨이 다됐다”는 인식이 업계에 나돌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강남 3구의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일 5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토허제 확대 지정 전인 2월에 같은 평형이 4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3개월 새 10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잠원동 신반포2차 107㎡도 지난달 13일 54억50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비사업 관련 공약에 따른 기대심리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속 인허가 제도 도입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 △부담금 완화 △도시분쟁 조정위원회 기능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키워드가 주택 공급 확대인 만큼 재건축 단지의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재개발과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했기 때문에 시장에선 실현될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기대감이 있는 것”이라며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