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화 내용 바탕 맞춤형 제품 추천
구체적인 문장을 통해 정확한 쇼핑 가능
구글·네이버 등 포털 중심 서비스 '위기'
"챗GPT, 모든 소비 니즈 충족은 어려워"

오픈 AI 챗GPT 로고. /오픈 AI
오픈 AI 챗GPT 로고. /오픈 AI

오픈AI가 챗GPT에 사용자 맞춤형 쇼핑 링크 안내 기능을 도입하며 '인공지능(AI)이 뭘 살지까지 추천해 주는 시대'가 현실이 됐다. 포털 기반 광고와 쇼핑 시장을 장악해 온 구글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검색 중심 쇼핑 시장 구조에도 균열이 예고된다.

30일 오픈AI는 챗GPT에 상품 검색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용자 누구나 챗GPT에 원하는 제품을 입력하면 AI가 비교 검색을 통해 추천 상품과 구매 링크는 물론 제품 사진과 사용자 평가까지 함께 제공한다.

기존 구글 쇼핑과 다른 점은 이용자의 과거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 대화에서 사용자가 보라색을 선호한다고 밝혔을 경우 '티셔츠를 추천해 줘'라고 입력하면 보라색 티셔츠가 우선으로 제시된다.

또 다른 강점은 기존 검색이 단어 중심의 짧은 입력어에 의존한 반면 챗GPT는 구체적인 대화형 문장을 통해 정확한 추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성비 좋은 모던한 스타일의 가습기를 추천해 줘" 또는 "판매량이 높은 무소음 키보드를 알려줘"와 같이 정확하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오픈AI는 “자연어로 매우 구체적인 질문을 해도 맞춤형 결과를 제공하며 이전 대화의 문맥을 기억해 더욱 정교한 답변을 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챗GPT의 쇼핑 검색은 패션과 미용, 가정용품, 전자기기 등에 우선 적용되며 향후 더 많은 카테고리로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온라인 쇼핑과 광고 시장을 장악한 구글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쇼핑 캡처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온라인 쇼핑과 광고 시장을 장악한 구글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쇼핑 캡처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온라인 쇼핑과 광고 시장을 장악한 구글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고 광고 상품을 상단에 배치해 수익을 창출해 왔다. 이에 챗GPT가 대화형 추천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을 경우 구글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쇼핑 시장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지난 3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정식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단순 비교를 넘어 사용자의 구매 이력과 관심사를 정밀 분석해 AI가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적극 추천하며 더욱 풍부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국내 챗GPT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509만965명으로 앱 출시 이후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한 만큼 이용자들이 해당 기능에 익숙해질수록 포털 중심의 온라인 검색·쇼핑 시장이 점차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오픈AI는 현재 쇼핑 검색 결과가 광고와는 무관하며 당장 수익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테크업계에서는 향후 광고 연계나 수수료 수취로 수익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내부적으로 2029년 1250억 달러(약 180조900억원), 2030년 1740억 달러(약 250조3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기준 엔비디아(1305억 달러), 메타(1645억 달러)의 연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챗GPT 쇼핑 기능 사용 예시 사진 /오픈AI
챗GPT 쇼핑 기능 사용 예시 사진 /오픈AI

일각에서는 오픈AI의 쇼핑 기능 도입을 계기로 온라인 검색 광고 시장이 포털 중심에서 AI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광고주는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광고에 투자하는 만큼 소비자 쇼핑 방식 변화는 전체 시장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의 광고와 마케팅 전략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다만 AI 중심으로 전환되더라도 기존 포털이나 공공기관 중심의 검색 구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검색 기반 쇼핑 서비스는 챗GPT 같은 AI 서비스와 기술적으로 협력하거나 신뢰도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며 "AI 기반 쇼핑이나 정보 제공은 오류나 악용 가능성이 크고 소비자들이 점점 개성과 맞춤 소비를 중시하는 만큼 모든 니즈를 충족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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