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시스템·전산 점검 시스템 갖춘 곳만
JP모간·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대거 포함
NSDS로 무차입 공매도 적발 체계 가동

1년 5개월간 중단됐던 공매도가 3월 31일부터 재개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한 107개 금융사가 첫 주자로 나선다. 공매도 전산화를 포함한 내부통제 기준과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을 마친 이들은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부터 국내 종합금융투자회사까지 포진했다.
한국거래소는 30일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른 심사를 거쳐 공매도 적격 금융사 107개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전산화 방식으로 공매도를 처리하는 곳은 21개사로 외국계 투자은행(IB) 6곳과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포함됐다. 사전입고 방식을 택한 86개사 역시 내부 통제 기준과 공매도 전용 계좌 요건 등을 충족했다.
31일부터는 공매도중앙점검시스템(NSDS)도 본격 가동된다. NSDS는 시간대별 잔고 산출과 주문 실시간 점검 기능을 갖춘 전산 시스템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불법 매매를 즉시 적발하는 기능을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시스템 시연회에 참석해 "불법 공매도는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철저한 감시를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준비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졌다. 거래소는 시스템 연계 테스트와 모의시장 운영을 지속하고 금융투자협회·수탁 증권사 등과 함께 유관기관 공조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 전산화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 고도화와 테스트를 통해 시장 감시 기능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매도 재개는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제도 개선안의 연장선이다. 금융당국은 개정 자본시장법과 하위 규정에 무차입 공매도 방지 조치를 반영했고 12월에는 금감원이 공매도 등록번호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거래소도 같은 달 NSDS를 개발해 연계 시험과 모의 시장을 운영해왔다.
공매도 참여 기관은 공매도 등록번호별로 종목별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 산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주문은 사전에 차단된다. 수탁 증권사들은 공매도 주문을 접수받기 전, 내부통제 기준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에도 거래소는 매월 연계 테스트와 모의 시장 운영을 계속하며 전산화 참여 기관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시스템 고도화와 안정적 안착을 위해 긴밀한 공조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