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겸직이 많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나
김규영 부회장 은퇴···그룹 지배력 한층 강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효성중공업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그룹 내 지배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8년간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온 김규영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사실상 조 회장의 ‘원톱 체제’가 구축됐다.
㈜효성은 21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제7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규영 부회장의 퇴임을 공식화했다. 김 부회장은 1972년 효성의 전신인 동양나이론에 입사해 섬유PG CTO, 중국 총괄임원, 산업자재PG 타이어보강재 PU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공동대표를 맡아왔다.
조 회장은 전날인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효성중공업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효성중공업이 2018년 인적분할된 이후 조 회장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의 효성중공업 이사회 진입은 전력기기 호황을 타고 급부상한 이 사업 부문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덴마크 오스테드, 영국 내셔널그리드,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 등과 대규모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유럽 시장 수주 규모만 1조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중공업 부문 수주잔고는 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전력 신시장 공략 확대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계열사 겸직이 많다는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조 회장은 현재 효성 대표이사 외에도 효성티앤씨, 효성투자개발, FMK 등 다수 계열사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효성측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김규영 부회장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