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25~4.50% 유지키로
연내 0.25%P씩 2회 인하 전망
관세 전쟁 '불확실성' 표현했지만
파월 "장기 기대 인플레 고정돼"
韓, 관망하되 컨택 포인트 조속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력이 기본적으로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력이 기본적으로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했다. 연준은 미국의 노동 및 실업률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력이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19일(현지 시각)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9일에 이어 FOMC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일각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제기했지만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둔화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한 동결 결정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중앙값을 3.9%로 전망했다. 현재 기준금리를 감안할 때 0.25%포인트씩 2회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점도표의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과 일치한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서, 노동 시장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은 "경제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표현을 삽입하면서 트럼프발 관세 정책 시행에 따른 영향을 의식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와 더불어 연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보다 0.4%포인트 낮춰 1.7%로 수정됐으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번 예상치보다 0.3%포인트 오른 2.8%로 나타났다.

연준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각각 상향·하향 조정함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우려도 한층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연말 실업률 전망도 소폭(0.1%포인트) 높아진 4.4%로 내다봤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력이 기본적으로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전망한다"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보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한국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잡기 위해 당분간 지켜보다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당장 금리를 조정하기보다는 관세 정책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도준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 교수는 본지에 "상호관세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될지, 그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나와봐야 향방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일단 관망세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주요) 21개 국가에 대해서 어떤 형태든 어떤 수준이든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부정적으로만 전망할 필요성은 적다. 박 교수는 "한국은 미국의 알래스카 개발사업, 조선 산업, SOC 문제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 실무진과 협상은 한국에 긍정적으로 가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른 시일 내 정국이 안정되고 트럼프와 컨택 포인트가 확실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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