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개발·출시로 경쟁력 강화
2조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주주들 반발
금감원 "투자 계획에 긍정적으로 평가"
"배터리 시장 슈퍼사이클 대비한 결정"

삼성SDI가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경영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발표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두고 주주와 회사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를 배터리 시장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삼성SDI는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주주 및 기관투자자,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올해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완료하고 1분기부터 46파이 배터리를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전고체, 46파이, LFP 배터리 등 신제품 개발에 지속 투자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최주선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 네 가지 안건이 모두 통과 됐다.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를 100억원으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지난해 이사 보수 한도 120억원 중 55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여건을 감안해 지난해 대비 20억원을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내이사 최주선 선임의 건'이 승인되면서 최 사장이 공식적으로 삼성SDI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 개발실장, DS부문 미주 총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 말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삼성SDI는 최근 2조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배터리 업황이 침체한 상황에서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투자자는 이를 '주주 이익에 반하는 배임 행위'라고 주장하며 금융당국 신고 및 국민신문고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신규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과 달리 이자 부담이 없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업 및 전고체 배터리 관련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삼성SDI를 유상증자 중점 심사 대상 1호로 선정하고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유상증자 심사는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SDI의 투자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필요할 때 증자를 통해 시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유상증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유상증자가 배터리 시장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 투자 증권은 "이번 증자는 고객사 확대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을 본격화하면서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에 점차 다가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조정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성장을 위해 건실한 재무구조 확보가 필수적이라 판단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다가올 배터리 시장 슈퍼사이클에 대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글로벌 생산 역량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삼성SDI는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 및 수주 확대, 원가 절감 등의 전략을 제시하며 "초격차 기술력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미래 사회를 구현해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