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에 양극화 심화
송파구는 재건축>신축 예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새 아파트 선호 등 영향으로 서울 주요 자치구에 있는 준공 후 ‘5년 이하’ 신축과 ‘30년 초과’ 재건축 아파트값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 상승세가 더디지만 강남3구가 시세를 견인하며 이외 지역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4일 우리은행 WM 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자료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송파구를 제외한 대부분 자치구에서 신축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 대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서초구는 지난해 하반기 신축 아파트 3.3㎡당 매매 실거래 평균 가격이 1억1440만원으로, 재건축 아파트 7165만원보다 4275만원이나 높았다. 2022년 상반기에는 재건축이 9641만원으로, 신축 8258만원보다 오히려 1383만원 높았는데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대비 신축 아파트 가격 배율 역시 2022년 상반기 0.86에서 지난해 하반기 1.6으로 두 배 수준 가깝게 커졌다. 원베일리 등 한강변 고급 신축 아파트 입주가 전반적인 서초구 신축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했다고 부동산업계는 분석한다. 

다만 송파구는 대부분 자치구와 달리 재건축 아파트값이 신축 아파트 대비 강세였다. 지난해 하반기 3.3㎡당 매매 실거래 평균 가격이 재건축 5086만원, 신축 4753만원으로 재건축이 333만원 비쌌다. 

2022년 상반기는 신축이 5838만원으로, 재건축 5625만원보다 213만원 높았는데 서초구와 반대 방향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2023년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자 재건축이 신축과 가격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재건축이 신축을 앞섰다. 

잠실동 등 선호 주거 입지 내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부족해지자 재건축 아파트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 상승세가 더디지만 강남3구가 시세를 견인하며 그 외 지역과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4년 하반기 기준 최저가격 대비 증감률은 서초구, 송파구, 영등포구, 노원구 등 주요 지역 모두 서울 평균 (16.6%p) 및 자치구 평균 가격 상승률을 하회했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0.7%p를 기록했다.

반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압구정 등 대단지들의 시세 견인에 힘입어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2024년 하반기 기준으로 전기 대비 12.3%p 증가했고, 서초구(4.7%p), 송파구(4.8%p)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강남구 재건축 단지의 최저가격 대비 증감률은 21.6%로, 주요 자치구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에 “미국 고물가 장기화 우려와 정치 변수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WM 영업전략부 남혁우 연구원은 “최근까지 급등하던 공사비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평균 일반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인 데다가 용적률 상향과 정비사업 절차 단순화 등 재건축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법안 개정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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