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수료 해마다 불어나는데
10년간 年환산 수익률은 2.07% 수준

금융 소비자들이 퇴직연금 서비스에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그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기업 혹은 개인)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사에 자산관리 대가 등으로 건넨 총수수료는 지난해 1조6840억55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수수료 수입 규모는 △신한은행(2116억4300만원) △KB국민은행(2064억2300만원) △삼성생명(1714억6400만원) △하나은행(1663억200만원) △우리은행(1284억1000만원) △IBK기업은행(1269억3900만원) △미래에셋증권(1089억9300만원) 순이었다.
수익률과는 무관하게 금융사가 가입자한테서 거둬가는 수수료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는 해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수수료 규모는 △2018년 8860억4800만원 △2019년 9995억7800만원 △2020년 1조772억6400만원 △2021년 1조2327억원 △2022년 1조3231억6100만원 △2023년 1조4211억8600만원 등으로 증가했다.
현행 수수료 체계는 금융사들이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적립금에 차등 요율이나 단일 요율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해서 가입자한테서 떼어가는 구조다. 적립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수수료도 커지는 방식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05년 12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지만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 규모로 커졌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2023년 382조4000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가입자들은 이렇게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형편없다. 2023년 말 기준으로 10년간 퇴직연금 연 환산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5년으로 기간을 줄여도 연 환산 수익률은 2.35%로 2023년 물가 상승률인 3.6%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 △2022년 0.02% △2023년 5.26%였다. 제도 시행 이후 5%대 수익률은 2010년과 2023년뿐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5% 안팎의 연평균 수익률 성과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3∼4%포인트나 낮은 실적이다.
관련기사
- 지난해 공시의무 위반 130건···금감원 "과징금 등 중조치 50% 넘어"
- 은행권 '모럴 헤저드' 도마 위, 칼 빼든 금감원에 촉각
- 이복현 "청년 韓증시 이탈 심화···자본시장 개혁 서둘러야"
- 영끌 만연하자···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 줄인다
- 우리·KB국민·NH농협은행 부당대출 3875억···손태승 380억 더 있었다
- 모처럼 시작한 연금개혁·정년연장 논의···여야 불신 해소 첩첩산중
- 한국투자증권, '1兆클럽' 복귀···지난해 순이익 1조1123억원
- 내부통제 발등에 불 삼성생명···유일호 이사회 체제 딜레마
- 미래에셋證, 개인투자용 국채 신규 5년물 출시···"만기보유시 연 3.22%"
- 국민연금에 갈라진 與 지도부···결국 소득대체율만 43% 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