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약보합 출발 이후 낙폭 확대
AI 투자 비용 대비 효율성 중시 전망

엔비디아와 딥시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와 딥시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긴 설 연휴가 끝나고 국내 증시가 다시 열린 가운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AI 업종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AI 시장에서 투자 효율성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의 성장 모델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오전 9시 3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4.53포인트(0.97%) 내린 2512.27 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47포인트(0.10%) 내린 2534.33으로 약보합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낙폭을 키웠다. 중국 딥시크 충격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등 악재를 한 번에 반영하며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증권가는 AI 투자 흐름이 비용 대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성공 모델이 사실이라면 이제 AI 혁신은 얼마나 지출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빅테크 업체들은 대규모 지출보다는 효율적인 투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엔비디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있다"며 "현재까지 엔비디아의 고성장은 끊임없이 신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출시하고 이를 AI 개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구매해왔음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그러나 구형 저성능 GPU로 구현된 딥시크의 성공이 엔비디아의 성장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 됐다"며 "향후 고객들은 무조건 초고가 AI GPU를 구매하기보다는 효율성과 비용을 감안해 GPU를 구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러한 추세가 일반화될 경우 GPU 내 D램 채용량이 정체 또는 감소하며 향후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엔비디아의 최신 GPU에 고용량, 고성능 HBM을 공급하며 동반 성장해온 D램 업체들에도 당분간은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GPU의 판매를 향후 모두 금지하게 된다면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GPU에 HBM을 공급해온 한국 D램 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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