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난, 규모 6.4 지진
회사 측 "모든 공장 잘 가동"

대만 남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 /AP=연합뉴스
대만 남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대만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1일 남부 타이난 지역을 강타한 규모 6.4 지진으로 인한 남부과학산업단지(난커·南科) 내 TSMC 공장 피해 상황을 전했다.

먼저 이번 지진으로 남부과학산업단지 내 14 팹(반도체 생산공장)과 18 팹에서 각각 약 3만장씩 총 6만장 이상의 웨이퍼(반도체 제작용 실리콘판)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자동차·가전 등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14 팹의 피해가 3나노 및 5나노 첨단 공정을 담당하는 18 팹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커의 3나노 및 5나노 공정 제품은 엔비디아, AMD, 인텔 등에 공급되고 있다.

업계선 TSMC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제품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규모 7.2 지진 당시, TSMC는 공장 가동 중단과 웨이퍼 손실로 인해 약 9200만 달러(13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총이익률이 0.5%포인트 감소한 바 있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모든 직원들을 대피시킨 뒤 공장 안전 점검과 복구 작업에 나섰다. 회사 측은 "용수·전력 공급과 작업장 안전 시스템은 정상 작동 중이며 대부분 공장은 가동 중"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생산 라인의 복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진 발생 지역 인근 팹에서 중대한 장비 손상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TSMC는 "지진 영향이 작년 강진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엔지니어 추가 팹 건설 현장에서도 공사를 재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TSMC의 공장 가동이 장기적으로 중단될 경우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 또한 이번 사태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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