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MSR 혁신기술개발 참여
HD한국조선해양, FNPP 개념 설계
한화오션-한전기술, 부유식 원전 개발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육지가 아닌 바다 위에 띄우는 ‘해상 원전’이 새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발맞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 분야는 원전 기술과 조선 기술의 융합이 필요한 만큼 조선사들은 다른 분야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력 확보·기술 표준 달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23일 유관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건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과 ‘용융염원자로(MSR) 원천·혁신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개념설계를 진행 중이다.
SMR의 일종인 MSR은 냉각재로 물이 아니라 염을 이용하는 차세대 원자로다.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생기면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이 굳도록 설계돼 중대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해상 원자력 발전에 최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핵연료 사용 주기가 20년 이상으로 선박 수명 주기와 같아, 원자로를 한 번 탑재하면 교체할 필요가 없다.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 선박에 적용하기 쉽다. 고효율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그린 수소 생산기지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과 원자력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사업은 무탄소 해양 시스템 등에 적합한 MSR의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해양용 MSR 노심 기술 ▷용융염 연료 및 재료 기술 △해양용 MSR 계통 기술 △해양용 MSR 안정성 기술 △MSR 해양 적용 기술 등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2023년 연구를 개시해 현재 2026년까지 예정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 외에도 원자력 발전 설비를 바다에 띄워 선박 추진 연료로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2년 MSR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MSR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 MOU를 체결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24시간 핵연료 재장전 없이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SMR을 싣고 다닐 수 있는 부유체 CSMR(소형용융염원자로) 파워 바지에 대한 기본 인증도 마쳤고, 2028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 부유식 원자력 발전선(FNPP)의 개념설계를 진행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FNPP는 개념설계가 진행 중”이라며 “FNPP와 SMR 바지선을 구분해 개발하고 있지는 않으며, FNPP의 구조물 형태가 SMR 바지선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재작년에 SMR 기반 발전선 디자인 콘셉트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개념승인 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이미 2022년 빌 게이츠가 만든 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협업해 왔다. SMR 선도기업과 기술력을 모아 FNPP 개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양사는 작년 초 미국에서 현지 에너지 회사 등과 MSR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열기도 했다. 테라파워는 HD현대 측에 ‘해상원자력 기술표준 협의체’를 만들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작년 3월부터는 테라파워에 SMR 연구개발팀을 파견, 해당 기업들과 원자력 발전선을 포함, 원자력 적용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아울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글로벌 원자력 선도 기관들과 해상 원자력 에너지협의기구(NEMO)를 공동 설립했다.
한화오션은 2020년 한국전력기술과 해양 원전 기술 공동 개발 장기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한국전력기술은 2016년부터 해양용 소형 원전인 반디(BANDI)-60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탑재한 부유식 원전 개발을 한화오션과 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2019년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사 PT PAL 인도네시아와 미국 SMR 설계기업 토르콘의 토륨 MSR(Thorium MSR)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500㎿ 규모 SMR을 바다 위에 띄우는 게 목표인데, 한화오션은 부유 설비를 건조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7년 10억4000만 달러(약 1조4342억원)에서 2040년 3000억 달러(약 413조원)로 커질 전망”이라며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SMR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다보스포럼서 K조선 미래 알렸다
- 韓 조선업에 '수주 바람'···美 선박법 발의로 '기회의 돛' 펼친다
- 'K조선' 점유율 20%대 아래 될 듯···중국과 격차 확대
- 한화오션, 인수 1년만에 ‘흑자 전환’···상선 선별수주 효과
- 한화오션,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조기 인도···"독보적 기술력"
- '초호황' HD현대 영업익 3兆 육박···조선·해양 '선방'
- HD한국조선해양, 작년 영업익 '408%' 잭팟···통합 후 최대 실적
- 한수원,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 중단···친미-탈러 정책 여파?
- 현대건설, 최고경영자 세미나 개최···242개 우수 협력사 초청
- 공기저항 줄여 연비 높였다···삼성중공업, 고효율 선박 경쟁력 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