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보는 세상]
출근할 때 반려동물 유치원에 맡기고
부모 마음으로 미국·유럽산 사료만 먹여
동물병원 치료비 부담에 '펫보험' 가입도
|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강릉원주대 '모바일 뉴스의 이해' 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허만섭 강릉원주대 교양교육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20~30대는 출산을 기피한다. 대신 반려동물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하는 추세다. 요즘엔 기르는 개·고양이를 자식같이 여기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용 유치원, 유모차, 건강보험, 고급 사료가 인기라고 한다.
필자가 만난 대다수 2030 여성은 출산과 육아에 거부감을 가졌다. 충북 음성군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여·25)는 "내 삶을 온전히 바쳐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다. 직장을 포기하지 않고 출산과 육아를 해내기엔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대신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출산과 육아의 대안으로 반려동물 키우기를 택한다. 충북 충주에 거주하는 심모 씨(여·23)는 "육아를 위해서라면 학원을 알아보러 발품을 팔거나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에 신경 써야 하지만 반려동물 키우기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분위기도 늘고 있다. 동물을 더 이상 '애완'의 개념이 아닌 '반려자'나 '자녀'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반려동물 관련 하이엔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출근할 때 강아지 유치원에 맡겨
요새 SNS상에서는 강아지 유치원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강아지 유치원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전국의 젊은 남녀 7명을 임의로 정해 구글 폼으로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한 결과, 3명이 강아지 유치원을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여·30)는 "맞벌이 부부가 자녀 돌봄을 위해 유치원을 이용하는 것처럼, 개를 키우는 1인 가구 직장인들도 출근할 때 반려동물을 강아지 유치원에 맡기고 퇴근 후 데려온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아지 유치원에선 강아지 전문 훈련사 선생님이 강아지의 행동을 교정해 주고 여러 놀이 활동을 시켜준다.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며 "강아지 유치원 이용료는 월 40만 원이지만 내 강아지를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라고 했다.
반려동물 유모차 100만 원 넘기도
반려동물과 산책하거나 반려동물을 동물병원에 데려갈 때 몇몇 주인들은 이동장에 반려동물을 태워 다닌다. 이 이동장도 최근 고급화되고 있다. 반려동물용품 브랜드인 G사의 백팩형 이동장은 20만 원대에 달한다.
반려동물용 유모차는 더 높은 가격대가 책정돼 있다. 유아용 유모차 브랜드인 A사가 출시한 반려동물용 유모차는 120만 원대에 이른다. 그럼에도 구글 설문 7명 중 4명은 이러한 고급 이동장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유모 씨(여·24)는 "이름 없는 회사의 제품보다는 비싸더라도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 더 안심된다.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더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부모 마음으로 검증된 '브랜드' 사료만 먹여
애완동물에게 비싸고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심리도 크게 작용한다. 충북 충주에 사는 이모 씨(여·22)는 "내 반려동물에게 이왕이면 더 좋은 걸 해주고 싶다. 부모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이러한 마음에 편승해 개·고양이 사료도 고급화되는 추세다. 내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유명하고 검증된 '브랜드' 사료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국내산 사료 성분에 관한 이슈로 수입 고급 사료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정모 씨(29)는 "사료는 미국·유럽에서 제조된 것만 구매한다. 외국 브랜드 제품의 성분이 국내산보다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에게 고급 사료를 주면 사료비로 월 10만 원대가 든다.
반려동물용 식사를 손수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직접 재료를 구매해 반려동물의 기호에 맞게 조리해 주는 것이다. 경기 하남에 거주하는 한모 씨(21)는 "강아지가 피부염이 있어 피부에 좋은 재료 위주로 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이기도 한다"라고 했다. 이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재료를 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에선 '반려동물 건강식품' 공유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국내에선 '반려인'이, 영어권에선 'pet owner'라는 말이 생겼다. 한국반려인협회, 반려인능력시험도 나왔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염려해 건강식품을 먹이는 반려인들도 늘고 있다. 구글 설문 결과, 반려인 응답자 7명 전원이 반려동물에게 건강식품을 주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반려인 커뮤니티엔 동물 질병마다 어떤 브랜드의 건강식품이 좋은지에 관한 정보가 자주 공유된다. 제약회사인 유한양행, 종근당 등은 반려동물용 건강식품을 선보였다. 몇몇 반려동물용 건강제품은 매체로 알려진 유명 수의사들을 광고모델로 내세운다. 대부분 유산균, 관절 영양제 같은 것이다.
치료비 부담에 '펫 보험' 가입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노화를 겪고 암에 걸린다. 동물병원에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반려인들을 위한 반려동물용 건강보험(펫 보험)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다이렉트, KB다이렉트 등이 펫보험을 출시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유모 씨(여·24)는 "동물병원 치료비 부담이 크다.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들 경우를 대비해 보험을 들었다"라고 했다. 이 보험은 마리당 월 5만 원이 지출된다. 유씨는 "반려동물이 어떤 병에 걸리더라도 끝까지 치료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청세] 주4일제 찬성 93%···대학생들이 말하는 '금 공강' 효과
- [청세] 확산하는 에고 인플레···알바·연애·학교 일상 속 극도의 자기중심주의
- [청세] "트럼프 vs 해리스"···SNS 전장에서 펼치는 '전략적 정치 게임'
- [청세] 딥페이크가 바꾼 SNS 일상
- [청세] "AI의 달콤한 거짓말?" 생성형 인공지능의 '맞춤형 아첨' 논란
- [청세] 유튜버 40명 추적해 보니···4년 뒤 1명 빼고 모두 채널 중단
- [청세] 친구 만들려면 ‘간택’ 기다려야···“인간관계 어렵다”
- 악화일로 고용 지표···지난달 '그냥 쉰' 청년 41만명
- [청세] '20만 붕괴' 임박한 강릉 인구···유명 관광지인데, 왜?
- [청세] "지방도시 쇠락의 상징"···'도시 관문' 원주터미널의 씁쓸한 민낯
- [청세] 커지는 SNS 스트레스···끊자니 모든 순간이 심심해
- [청세] 인스타 언팔, 카톡 차단···쉽게 하는 '인맥 리셋'
- 1년 50만원 넘게 써도 펫보험 가입은 '글쎄'···업계, 1%대 가입률 높이기 총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