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국내 시장 진출 본격화
샤오미, 첫 기자회견 열어 선전포고
미니소, 3년 만에 한국 시장 재상륙
"중국 기업 신뢰 확보가 우선 과제"

중국의 비야디(BYD)와 샤오미 등 주요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산업계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공략이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는 품질과 신뢰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BYD 코리아 승용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공식 출범했다. 비야디를 비롯해 샤오미, 미니소 등 중국 대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BYD 코리아는 인천 중구 상상 플랫폼에서 출범식을 개최하며 사업 전략과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판매 차량은 소형 전기 SUV '아토 3'로 이날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됐다. 중형 전기 세단 'BYD 씰'과 전기 SUV 'BYD 씨라이언 7'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아토 3는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권장 소비자가격은 아토 3가 3150만원, 아토 3 플러스가 3330만원이다. 이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및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BYD 본사가 수입 관세 8%를 부담하면 최종 구매가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해 BYD를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딜러 및 파트너사와 협력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량보다는 안전성, 편의성, 성능 면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BYD 출범 전날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 경영연구원 모빌리티 산업연구실장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BYD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은 BYD의 대응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BYD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업체 지리그룹 산하의 지커(ZEEKR)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한국 시장 신차 판매를 목표로 딜러사 선정과 조직 구축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샤오펑과 립모터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한국 진출 초기 단계를 진행 중이다.

국내 시장의 위기감은 전기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성비로 유명한 샤오미 코리아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TV, 로봇청소기, 웨어러블 등 IT·가전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레드미 노트 14 프로'와 '샤오미 14T'는 40만~60만원대로 100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보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였다.
샤오미는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았지만 AS 서비스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조니 우 샤오미 코리아 사장은 "샤오미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매장 위치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체험, 구매, AS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점차 다양한 지역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샤오미 공식 홈페이지, 쿠팡, 네이버를 통해 구매하면 정품 보장과 함께 완벽한 AS를 제공하겠다"며 "제품 인증 서비스 강화와 소비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통 산업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작년 저렴한 가격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생활용품 전문기업 미니소(MINISO)가 3년 만에 한국에 재상륙했다. 미니소는 서울 혜화에 1호점을 열고 홍대와 건대 입구 등 주요 상권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이 한국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은 총인구 감소로 내수 경기가 부진한 데다 미국의 관세 장벽으로 수출이 막히며 무역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리적·경제적으로 가까운 한국 시장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중국 브랜드의 가성비 전략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 진출이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국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보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저가 전략이 현재까지는 품질과 안전성 문제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어 신뢰 확보가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하더라도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업들은 저가 경쟁에 나서기보다 적정한 가격에서 품질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기후 위기는 사기!" 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화석연료 풀악셀
- 현대제철 이어 포스코도 해외로···"한국서만 공장하라는 법 있나"
- BYD, 관세 8% 전액 부담···출혈 경쟁에 韓 시장 '압박'
- 2025년은 하이브리드가 대세···BMW·포르셰도 '시동' 걸었다
- 기아 '시로스'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첫 타깃은 '인도'
- IRA 폐지 가까워졌다···K-전기차·배터리 '빨간불'
- 딥시크와 손잡은 BYD···중국판 빅브라더의 이름은 '신의 눈'
- 중국이 '여행시장'도 장악?···트립닷컴 공습에 하나투어 초긴장
- "중국차 믿을 수 있나?" BYD, 보조금·렌터카 문제로 국내 도로 진입 '난항'
- 전기차 '왕좌' 中 BYD 찾은 이재용···경쟁사 '샤오미' 방문도 같은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