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대신 점유율, 딜러 마진 확대 유인
국산 동급 모델 대비 최대 1000만원↓
1900만원대 '돌핀' 조기 출시 대상 제외
"국내 기업 피해 시 반덤핑 조치 검토"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오는 16일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사진은 BYD 준중형 SUV 전기차 '아토3' 모델 /BYD GLOBAL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오는 16일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사진은 BYD 준중형 SUV 전기차 '아토3' 모델 /BYD GLOBAL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오는 16일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첫 출시 모델로 준중형 SUV 전기차 '아토3'를 확정했으며 관세 전액을 본사가 부담해 차량 가격을 낮추고 딜러 마진을 확대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웠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국내 6개 딜러사에 공급하는 차량 원가에서 수입 관세 8%를 할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관 및 물류비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딜러사의 판매 유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BYD의 전략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BYD는 국내에 들여올 대부분의 차종이 과잉생산 모델로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본사가 관세와 유통·물류비 일부를 부담하고 딜러 마진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BYD는 아토3의 국내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며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르면 13일 아토3에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부여할 예정이다. 해당 인증은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 등을 확인하는 절차로 인증 완료 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의 추가 인증도 곧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BYD는 아토3, 돌핀, 씰, 시라이언7 등 4종의 국내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아토3가 가장 먼저 출시를 확정 지은 반면 1900만원대의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던 돌핀은 주행거리 인증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초기 출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른 모델들도 인증 진행 과정과 국내시장의 수용성 등을 고려해 출시가 미뤄졌다. 

아토3의 예상 판매가는 3000만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아토3는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규정에 따라 국산 차량보다 적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BYD는 본사의 비용 부담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토3와 씰은 관세, 판매 인센티브, 보조금 등을 고려할 때 국산 동급 모델보다 최대 1000만원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BYD를 시작으로 지커, 샤오미,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SUV '모델Y'는 두 차례 가격을 인하하며 1만8717대를 판매해 수입차 인기 모델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아토3 등 중국산 전기차도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BYD의 가격 전략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장벽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입 관세 8%와 유통·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BYD가 출혈 경쟁을 감수하며 출고가를 낮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BYD가 출고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할 경우 중국 내수 가격과 통관·물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반덤핑 등 무역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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