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도입 준비 미비
교사 연수 미흡···활용 난관
기기 관리 인력 부족 문제

AI 디지털 교과서로 학습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다. /chat GPT
AI 디지털 교과서로 학습하고 있는 학생의 이미지 /chat GPT

*챗GPT가 생각하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논란 

공교육의 목적 중 하나는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만약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게 되면 학습이 잘 되는 학생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를 제공하고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는 기초 학습을 반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학습이 처음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학생은 AI가 제공하는 고난도 문제를 계속 풀면서 학습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반면 B 학생은 기초 수준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며 성장이 더딜 수 있습니다. 결국 A와 B 간의 성적 격차가 고착화될 위험이 있는 것이죠.

이를 해결하려면 AI가 단순히 현재 학습 수준을 반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도 수준 높은 학습을 경험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도 특정 과목에서 도전 과제를 제공하거나 고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공교육의 목표인 공평한 학습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025년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반대, 교사들의 준비 부족, 기기 유지·보수 문제가 제기됐다.

2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지난 6월에는 '도입 유보'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5만명을 넘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등학교 3, 4학년, 중·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되며 학생 맞춤형 학습을 목표로 한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모 씨(여·49)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면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할까 걱정된다"며 "아이들은 자제력이 부족해 디지털 기기를 학습에만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도 디지털 교과서 도입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악필이 늘고 있다"며 "종이책에 글씨를 쓰는 것보다 타자를 더 많이 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AI 디지털 교과서의 전격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AI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은 필요하지만 너무 급격한 전환은 문해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글을 보고 쓰는 학습을 유지하며 디지털 학습과 혼합해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월 교사 15만명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 연수를 실시했으나 이수자는 5만3367명에 그쳤다. 정식 교과서도 나오지 않은 채 연수가 진행돼 교사들은 "활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8월까지 AI 교과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11월까지 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적용까지 주어진 시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기 유지·보수 문제도 남아 있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보급된 디지털 기기는 총 397만7705대에 달하지만 이를 관리할 전문 인력은 823명에 불과하다. 

이해성 IT/AI 교육 강사(전 LG전자 연구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AI의 맞춤형 콘텐츠 제공으로 인해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성적이 높은 학생에겐 더 어려운 내용을, 낮은 학생에겐 기초 복습을 하다 보면 성적이 고착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교육의 역할은 모든 학생에게 공정하고 평등한 학습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AI 맞춤형 콘텐츠가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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