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은행장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각 은행장 연임 여부에 내부통제 문제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지난 9월부터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 이재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모두 연말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경영면에서는 5대 은행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2505억원으로 지난 2023년 동기(8조969억원) 대비 1.9%, 이자 이익은 21조612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지난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이 있었지만 대출 관련 이자 이익으로 방어했다. △국민은행 5조1328억원 △신한은행 4조3798억원 △농협은행 3조9146억원 △하나은행 3조8824억원 △우리은행 3조7516억원 순이다.
하지만 호실적이 무색하게 일부 은행에서 대형 금융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장 연임을 결정할 중요 변수는 실적 보다 내부통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5대 은행 금융사고 적발 및 처분 결과'에 따르면 올해 1~8월 금융 사고액 규모는 △국민은행 490억9660만원 △농협은행 291억8030만원 △우리은행 270억1120만원 △하나은행 76억420만원 △신한은행 3420만원 등이다.
업계 일각에선 하나·신한은행의 경우 국민·농협·우리은행과 달리 횡령이나 배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전체 금융 사고액 규모도 100억원을 밑돌면서 상대적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판단한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도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점이다. 올해부터 적용된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하고 법률상 필수요건 외에 도덕성·업무전문성·조직관리 역량 등의 각 항목별 세부 기준도 제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후 첫 인선이라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안”이라며 “실적은 이자 이익이 견인하면서 은행 공통으로 좋았지만 내부통제 리스크가 있어 안정과 쇄신을 놓고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각 은행에서 자격 기준을 정의하는 방식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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