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출입구 모두 구비된 휠체어
'100엔 코인 리턴식' 대여 서비스
고령자 등 모든 대상 접근성 제고

일본 오사카부 가도마시에 있는 쇼핑몰 '라라포트' 전경. 지난 12일 여성경제신문이 방문했다. /여성경제신문
일본 오사카부 가도마시에 있는 쇼핑몰 '라라포트' 전경. 지난 12일 여성경제신문이 방문했다. /여성경제신문

100원짜리 동전 내고 뽑아쓰던 쇼핑카트. 대형 쇼핑몰 입구에서 휠체어도 자유롭게 대여 후 반납할 수 있다면. 오래 걷기 힘든 고령자, 평소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 다리에 깁스한 환자 모두 부담 없이 쇼핑몰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2023년 개관한 일본 쇼핑몰 라라포트(LaLaport) 오사카 가도마 지점엔 동전을 넣고 사용할 수 있는 휠체어가 구비돼 있다. 1층 출입구와 입체식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 모든 출입구에 마련됐다. 지난 12일 여성경제신문이 오사카 가도마시에 위치한 라라포트를 찾았다.

라라포트 가도마 지점은 1층과 입체식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 모든 출입구에 각각 휠체어가 2대씩 구비돼 있다. /김정수 기자
라라포트 가도마 지점은 1층과 입체식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 모든 출입구에 각각 휠체어가 2대씩 구비돼 있다. /김정수 기자

라라포트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 복합 쇼핑몰이다. 도쿄, 오사카 등 일본 전역에 걸쳐 여러 지점이 있다. 일본 부동산 개발 회사인 미쓰이 부동산(Mitsui Fudosan)이 운영한다. 쇼핑, 음식, 엔터테인먼트, 문화 체험 등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복합 대규모 상업시설로 주로 도시 외곽이나 교외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개관한 오사카 가도마 지점은 오사카 가도마시에 위치했으며 지난해 4월 17일 개관했다.

 '휠체어 대출 서비스'는 100엔 코인 리턴식이다. 100엔 동전을 넣고 잠금을 해제한 후 팔걸이의 레버를 조작하고, 벨트를 발 위치에 맞춰 고정하면 된다. /여성경제신문
'휠체어 대출 서비스'는 100엔 코인 리턴식이다. 100엔 동전을 넣고 잠금을 해제한 후 팔걸이의 레버를 조작하고, 벨트를 발 위치에 맞춰 고정하면 된다. /여성경제신문

본지가 라라포트 가도마 지점을 방문한 결과 1층과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 모든 출입구에는 각각 휠체어가 2대씩 구비돼 있다. 라라포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휠체어 대출 서비스'는 100엔 코인 리턴식이다. 100엔 동전을 넣고 잠금을 해제한 후 팔걸이의 레버를 조작하고, 벨트를 발 위치에 맞춰 고정하면 된다. 이용 후엔 원래 자리에 반납 후 동전을 반환받는 식이다. 휠체어는 1층 북서쪽‧동북‧남동 입구와 2층 각 입체 주차장 연결 출입구, 3층 각 입체 주차장 연결 출입구마다 마련됐다.

2023년 개관한 일본 쇼핑몰 라라포트(LaLaport) 오사카 가도마 지점엔 동전을 넣고 사용할 수 있는 휠체어가 구비돼 있다. 1층 출입구와 입체식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의 모든 출입구에 마련됐다. /김정수 기자
2023년 개관한 일본 쇼핑몰 라라포트(LaLaport) 오사카 가도마 지점엔 동전을 넣고 사용할 수 있는 휠체어가 구비돼 있다. 1층 출입구와 입체식 주차장과 연결되는 2‧3층의 모든 출입구에 마련됐다. /김정수 기자

라라포트와 유사한 국내 대표적인 복합 쇼핑몰에는 스타필드, 더 현대, 롯데몰 등이 있다. 국내 쇼핑몰은 주로 안내데스크‧고객센터에서 신분증 제출 혹은 정보 입력 후 대여하는 식이다.

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스타필드 지점별로 각각 7~10대 정도의 휠체어를 보유하고 있다. 대여 방식은 고객센터에서 태블릿으로 연락처 등 고객 정보를 등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더 현대 서울, 더 현대 대구를 포함해 전국 16개 점포에서 휠체어를 구비하고 있다. 고객은 안내데스크 등 1층 컨시어지 방문해 신분증 맡기거나 성함‧연락처 기재 후 대여할 수 있다"며 "구비 수량은 더 현대 서울‧더 현대 대구 모두 10여 대다"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대부분의 쇼핑몰‧백화점은 고객센터에서 대여하는 방식이다. 지난 10일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에 위치한 쇼핑몰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에서 취재진과 만난 두 여성 고령자 고객은 "쇼핑몰이 워낙 넓어서 한참 걷다가 길을 잃고 지쳐 잠시 쉬고 있다"며 "나이가 드니 오래 걷는 게 쉽지 않다. 가끔 가족이나 지인들과 쇼핑하러 함께 오고 싶어도 금방 지치니 동행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라라포트 쇼핑몰 내부에서 바라본 2층 주차장과 연결되는 출입구 모습 /김정수 기자
라라포트 쇼핑몰 내부에서 바라본 2층 주차장과 연결되는 출입구 모습 /김정수 기자

고객센터까지 가지 않아도 출입구에서부터 자율적으로 대여할 수 있는 일본 라라포트 가도마 지점의 방식은 모든 이용자가 편리하기 좋다는 반응이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환자, 목발 사용자 등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덜 하다는 것.

김인순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 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출입구부터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휠체어를 구비한 것은 좋은 방향이다"라며 "다만 평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오히려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방문한 장애인은 굳이 구비된 휠체어로 갈아탈 필요가 없고, 수동휠체어 이용자여도 본인 휠체어를 제일 편하게 느끼기 십상이다. 휠체어 대여 서비스를 제일 필요로 하는 대상은 고령자나 목발 사용자 등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건축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익명의 한 교수는 "라라포트 측에선 모든 이용자가 편리하게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고, 총 13여 곳에 마련돼 있다고 했다. 목발 사용자, 어르신 등 쇼핑몰 이용 고객을 폭넓게 고려해 접근성을 높였다고 본다"며 "또 전동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휠체어가 마련된 공간에 있는 콘센트에 (전동휠체어를) 충전할 동안 휠체어를 대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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