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암 투병 끝 향년 78세
조국 "왜 우향우 했는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를 찾아 국민훈장을 추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를 찾아 국민훈장을 추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야 운동권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암 투병 끝에 22일 별세했다. 

이날 유족 등에 따르면 장 원장은 오전 1시35분쯤 입원 중이던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담낭암 투병 중이었던 장 원장은 입원 한 달 만에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병을 발견했을 당시 4기였다고 한다.

장 원장은 지난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병원에서 진찰받은 결과 담낭암 말기에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혹스럽지만 살 만큼 살았고, 한 만큼 했으며, 또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아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의 조화가 자리했다. 

장 원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전태일 열사 분신 사건을 계기로 민주화·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유신 독재 반대 시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으로 수배와 도피를 반복했고 10년 가까이 수감됐다. 민중당 등 여러 정당 창당에 관여하고 1992년부터 7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부터 특권 폐지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로 활동하며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특권 폐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및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영원한 재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오늘 영면하셨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전 고인께서 몸소 실천해 주셨던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겠다"며 "고인이 강조하셨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화와 개혁의 큰 별, 장기표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의 헌신과 열정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적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기표 선생이 세상을 떠나셨다"며 "내가 대학생 시절 김근태 선생과 함께 마음속 깊이 존경했던 대선배이셨다. 그런 분이 왜 전격적인 정치적 우향우를 했는지 상세히 알지 못한다. 이제 영원한 안식을 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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