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보호원 기업 저작권 지킴이
음악저작권-금융 융합 새로운 가치 부여
"건강한 창작 생태계 만드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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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를 필두로 한 K-팝이 전 세계를 휩쓸고 <오징어게임>과 같은 K-드라마가 세계인의 마음을 훔치면서 콘텐츠도 수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콘텐츠는 공짜'란 편견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우리 것을 지키자면 남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저작권이 보호받아야 작가가 살고 세계적 작품을 잉태할 수 있다.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기업이 있다. 올해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추진하는 ‘K-저작권 지킴이’ 사업에서 ‘기업 저작권 지킴이’로 선정된 기업들이다. 여성경제신문은 각 분야에서 활발한 저작권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을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십수 년 전 유행했던 노래가 현재 인기 있는 영화‧드라마 삽입곡으로 쓰여 큰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다. 또 명곡은 세대를 거듭해 시대의 동반자로 문화에 안착한다. 이처럼 음악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저작물인 동시에 시대를 횡단하는 저작물이다. 만약 내가 지금 투자한 음원이 20년 후 ‘역주행 히트곡’이 되면 그 가치는 어떻게 환산할 수 있을까? 또 저작권을 가진 창작자는 그 가치를 어떤 형태로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음악저작권 투자플랫폼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을 ‘음악수익증권’이라는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만들었다. 이를 매개로 창작자(저작권자)와 투자자(청자)를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뮤직카우가 어떤 방식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김종우 뮤직카우 IP전략실 실장을 여성경제신문이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뮤직카우가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중음악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인의 개인 수입 중 예술활동 수입 평균은 연 445만원이라고 한다. 소수의 거물급 예술인을 제외하곤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K-팝의 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후되고 불안정한 창작 환경은 양질의 IP(지적재산권) 탄생과 더 나아가 문화 생태계 발전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이라는 뮤직카우의 미션은 음악투자 플랫폼의 출발과 맞닿아 있다.
음악저작권은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성 강한 자산인 동시에, 꾸준하게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안정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금융제도권 안에서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창작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창작자들의 권익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시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 시장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자금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중들이 단순히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을 넘어 경제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면 음악저작권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저작권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산정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대중들이 음원의 투자자가 되어 경제적 가치 상승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금융 플랫폼을 설계하게 됐다"

—담당하고 있는 IP전략실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IP전략실은 뮤직카우 BM(Business Model) 운영을 위해 필요한 IP 관련 기획‧정책 수립‧제도 개선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다. 사업 운영에 필요한 저작권과 관련한 이슈 해결을 위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한국음반산업협회‧연예제작자협회‧음악콘텐츠협회‧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한국저작권보호원 등 다양한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또 IP에 포함되는 특허나 상표 관리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음악수익증권'에 대해 설명해달라.
"작사가나 작곡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저작권료 수익을 경험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뮤직카우는 작곡가‧작사가‧제작사 등 권리자로부터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받은 후 동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수익증권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가지고 있는 지분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매월 정산 받거나 고객 간 거래를 통해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저작물이 '저작권수익증권'이라는 실제적인 자산으로 나오기까지 법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 저작권법과 관련해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뮤직카우의 기존 사업 모델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성 판단을 받으며 사업 구조를 개편하게 됐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으면서 자본시장법 아래 업무 내용이나 방식, 요건 등이 구체화됐다. 다만 금융과 문화 정책을 수립하는 부서가 상이하다 보니 금융과 문화 산업이 결합된 뮤직카우의 사업 모델 운영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조건을 맞추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아무래도 금융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 부처는 저작권에 대한 이해도가, 문화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 부처는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저작권에 통상적인 금융 상품의 기준을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현재 문체부와 저작위가 저작권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고 뮤직카우도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음원은 발매 직후에 가장 인기가 있다는 인식 때문에, 지속적인 가치 창출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도 있다. 장기적으로 저작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80년대에 발표돼 발매 30년이 훌쩍 넘은 소방차나 이선희의 노래에서 아직도 높은 저작권료가 발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음악저작권료는 발매된 해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어느 정도 대중성을 확보한 2~3년 후 차츰 안정돼 지속적으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롱테일(Long Tail)’ 그래프를 그린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것은 해당 음원을 소비하는 고정층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이러한 고정 소비층 형성 외에도 저작권 이용 매체 증가‧기술 발전에 따른 징수 체계화‧리메이크 및 역주행 이슈 등 다양한 요인으로 더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뮤직카우는 과거 저작권료 데이터에 기반한 체계적·객관적 가치 평가를 통해 투자 가치가 있는 곡을 엄선해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대중들이 생활 곳곳에서 음악 저작물을 친숙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아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술 발전은 음악저작물 소비 패턴 변화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AI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창작자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은 각각 어떻게 운영‧계획하고 있는지.
"뮤직카우는 문화금융을 통해 창작자와 투자자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창작자들의 창작 환경 보호를 위해 음악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문화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통해 다방면의 경제적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기업저작권 지킴이’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관계기관과 창작자 권리 보호와 저작권 보호 인식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안전한 음악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자 투자자 보호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증권사 및 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투자자 자산 보호를 강화했고 정보보안 인프라‧준법 감시 체계‧내부 통제 기준 강화 등도 진행했다.
앞으로도 창작자와 부지런히 소통하고 고객들에게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해 음악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해 힘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K-저작권을 지키는데 공로가 큰 개인이나 기업·단체를 공모합니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8명에겐 문체부 장관상, 2명에게 저작권보호원장상을 수상하는 '제1회 저작권보호대상'을 11월에 엽니다. 저작권 보호에 앞장선 개인이나 기업·단체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제1회 저작권보호 대상 공모 안내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9월 27일까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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