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취업 어려운 노인 대상 취업사기
고수익·자격증 취득에 현혹되지 말아야

은퇴한 중장년·고령층 대상으로 지인·입소문을 통한 취업사기가 지속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재산 정보 공개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가 기승이다. 외로움과 재취업의 난관에 부딪힌 은퇴자가 주 타깃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에서 60대 이상이 673억원(46.7%)으로 가장 높은 피해를 봤다. 50대가 477억원(33.1%)으로 5~60대가 전체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고령자 금융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과 입법과제'에서 "고령자들은 인지능력의 저하, 상대적으로 낮은 정보접근성 등으로 인하여 젊은 층에 비해 금융착취나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될 위험이 크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는 금융 피해에 대한 고령자 보호에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3500명의 노인에게 자격증을 취득하게 해주겠다며 총 6억원을 빼앗은 취업사기 일당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자주 모이는 곳을 찾아가거나 입소문을 거쳐 "민간자격증을 따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노인 일자리(시니어 인턴십)를 얻을 수 있다"고 속여 6억원 상당을 사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고령자 노동시장 현황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5~60대 구직자 536명은 마지막 직장을 그만둔 후 현재까지의 구직활동 기간은 평균 1.5년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결심한 이유로 경제적 문제(63.6%)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구직자 4명 중 1명이(25.4%)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일자리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재취업한 50~60대 재직자 660명은 재취업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속 고용에 대한 불안감(32.3%) △직무 적응 및 새로운 기술 습득(26.1%) △기존 직원들과의 융화가 어려움(16.7%)을 꼽았다.

사기범은 노인이 취업 정보 습득, 금융시스템 등에 익숙하지 않은 점과 더불어 이들이 느끼는 정서적 고립을 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행복재단의 '22년 경상북도민의 외로움 실태 조사 및 외로움 척도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고도의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1510명 도민 대상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Loneliness Scale) 외로움 척도 기준 조사 결과 70세 이상이 외로움 정도 '중고도 이상'(저단계·중증도·중고도 3단계) 34.1%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8.9%로 가장 낮았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취업사기범은 노인의 외로움과 같은 정서적 고립을 활용해 접근하고 신뢰를 얻으려 한다. 노인이 금융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노린다. 돈이 있는 노인을 물색하고 접근하므로 타인에게 불필요한 본인의 재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재산을 불려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의 정보를 사전 확인 후 투자하는 방식이 피해를 줄이는 대안이다."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