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투자 일본계 자금 16조 넘어
미·일 금리차 좁혀진 데 따른 당연한 결과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6일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1.59p(6.02%) 오른 732.87로 마감했다.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6일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1.59p(6.02%) 오른 732.87로 마감했다.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일본중앙은행(BOJ)이 15년 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한국 증시에서 패닉을 불러일으켰다.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통해 국내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된 거품이 순간적으로 빠지면서다.

6일 금융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글로벌 증시가 이틀간 경기 침체 우려에 발작 반응을 보인 배경엔 일본 중앙은행(BOJ)이 지난 7월 31일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청산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의견이 모아진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지난달 10일 최고 161.69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44.17엔으로 10.8%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원·엔 환율도 856.19원에서 951.88로 11.2% 올랐다. 엔화는 과거보다 강해지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된 것.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고 난 뒤 빌린 엔화를 다시 갚는 매매 기법이다. 이런 투자 행태가 주가 급락세를 가져온 사례로는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사태 △2001년 닷컴버블 △2006~2008년 일본의 금리 인상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 등이 꼽힌다.

도쿄에 위치한 일본 중앙은행 전경 /AP=연합뉴스
도쿄에 위치한 일본 중앙은행 전경 /AP=연합뉴스

일본은행이 15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쇼크는 이틀 만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 미·일간 금리차가 여전히 커서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미 국채에 투자할 경우 2%가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검은 금요일과 월요일 같은 자금 이탈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도쿄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는 전장 대비 3217.04(10.23%) 오른 3만4675.46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급등한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80.60p(3.30%) 오른 2522.1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6%대 상승해 마쳤다.

전 세계 엔 캐리 자금 규모는 20조 달러(약 2경7420조원)로 추산된다. 지난 이틀간 유래 없는 코스피 지수 급락은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된 일본계 자금 16조2000억원 가운데 일부가 이탈한 결과다. 즉 거품 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피벗을 전개하면 미일 금리차가 좁혀진 만큼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불가피하다. 또 일본은행이 10월이나 12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이토추 증권의 분석이다. 노무라 증권은 내년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강경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여성경제신문에 "그동안 일본은행은 외환 대응에는 거리를 두어 왔으나 3월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엔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며 "금리 인상 폭이 0.15%포인트로 소폭인 점, 미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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