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에 4선 김상훈
강승규 "솔직히 불만 있다"
제3자 특검법 리더십 기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신임 정책위의장에 4선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을 내정했다. 친윤 핵심인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한 지 하루 만이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9명 중 5명이 한 대표가 임명했거나, 친한계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한 대표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았다. 전당대회 때 나를 위해 뛰지도 않았다”며 “안정감 있고 정책적으로 대단히 뛰어나 내로라할 사람이란 추천을 많이 받았다”며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 전 의장이 결단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정 전 의장에게 “변화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에 따라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그간 관례와 달리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추경호·3선)의 선수가 역전되자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김상훈 의원은 당내 ‘정책통’으로 불린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대구시 공무원을 하다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21대 국회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했다. 다음주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거쳐 임명된다.
한 대표는 ‘친윤계가 신임 당 대표의 당 장악이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그건 호사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해석할 일이 아니다”며 “이견이 있다고 해서 갈등이라 치부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한 대표와 전임 지도부와 오찬 직전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정 전 의장이 불참 사유로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상 어색한 고별 자리가 될 걸 알기에 피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처럼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한동훈 친정체제 강화'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새로운 지도부에서 일괄사퇴 요구를 하지 않았나"라며 "그런 이유로 정책위의장이 사퇴해야 되는 시점인지 의원들 사이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은 사퇴로 귀결됐지만 저 같은 경우는 솔직히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점식 의장이 계파색이 아주 짙은 정치인도 아니지 않나"라며 "이렇게 원심력이 강하게 드러나는, 정 의장까지 사퇴압박을 이렇게 해야 되는지 그런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했다.
한 대표가 당내 다수인 친윤계와 갈등을 봉합하지 않으면 기존에 제시한 '채해병 제3자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특검은 결국 국회 의결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러면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는 특검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대표가 이것을 자기 생각을 갖고 무리하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제3자 특검법과 관련 “특검법의 전제는 진행 중인 수사가 완결되고 미진할 때 실행하는 것”이라며 “상황 판단을 다시 거쳐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당내를 설득하겠다고 했고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남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친한계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유력하다. 전략기획부총장에 신지호 전 캠프 실장, 여의도연구원장은 홍영림 현 원장의 재신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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