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문화적 도약이 목표
과거 市 행정 비판하다 발탁된 민간 전문가
예술감독으로 능력 입증···"모범 영입 사례"

유성녀 아산시 문화예술 특별보좌관이 7월 1일 아산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했다. /여성경제신문DB
유성녀 아산시 문화예술 특별보좌관이 7월 1일 아산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했다. /여성경제신문DB

'아트밸리 아산'이라는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앞세워 문화예술 도시로 도약을 추진 중인 충청남도 아산시가 음악감독이자 소프라노인 유성녀 씨를 신임 아산문화재단 대표로 임명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유 신임 대표는 1983년 생으로 국내 3대 성악 콩쿠르로 불리는 중앙음악콩쿠르를 비롯해 이화경향음악콩쿠르, 시미오나토 콩쿠르, 아싸미 콩쿠르 등 국내외 30여 개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한 정상급 소프라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와 전문사,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인 비엔뇨(Biennio) 과정을 마쳤으며, 중국 난하이음악학교 초빙교수, 안양대학교 겸임교수, 안산 국제영화제 운영위원, 경기도 광주시 축제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2022년 ‘제1회 신정호 아트밸리 별빛음악제’에 소프라노로 출연한 것이 아산시와의 첫 인연이었다. 2023년과 2024년 성웅 이순신축제 예술감독을 맡는 과정에서 공모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혜 의혹이 있었지만 능력으로 입증한 바있다.

여성경제신문과 만난 유 신임 대표는 박경귀 아산시장으로부터 문화예술분야 정책특별보좌관 제안을 받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 행정이 정치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ㅡ우여곡절 끝에 문화재단 업무까지 맡게 되셨네요. 아산시청 안팎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임명식이 있었고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학력 및 경력위조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한국에서 프로필을 쓸때 제가 이수한 비엔뇨과정을 최고연주자과정 또는 연주학박사 등으로 쓰는데 단어에서 생긴 오해인 듯합니다. 그래서 다른 음악가들이 프로필에 써놓은 경력사항을 제시하여 설명드렸습니다.“

ㅡ기존의 것들과 다른 내용이 있었나요? 어떤 의혹이 제기되었는지요.

"비슷했어요. 제가 이탈리아에서 비엔뇨(Biennio, 이탈리아의 고등예술기관에서 제공하는 2년제 고급과정)를 마쳤는데 이 과정이 한국에선 최고 연주자 과정/연주학 박사로 불리기도 해요. 그래서 과거 아산시에 제출한 경력서에 연주학 박사로 표기한 것을 Ph.D와 다르기 때문에 허위라는 식이었어요.

"2020년 '내가 광이 날 상인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음악 감독으로 활동한 경력을 두고 감독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죠. 저는 당시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티브 원 멤버로 1년 가까이 참여해 젊은 배우들을 트레이닝하고 공연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일부 시의원이 뮤지컬 배우 서범석 배우에게 전화를 걸어 저에 대해 문의하며, 음악 감독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했다네요. 서 배우는 제가 음악 감독으로 활동한 것이 맞다고 답했지만, 포스터 등에 제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어요."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대표와 성악가 김동규씨가 무대에서 고연을 펼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DB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대표와 성악가 김동규씨가 무대에서 고연을 펼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DB

얼떨결에 시작한 市 문화공연 사업
공무원 한계 알던 박시장 전격 발탁

관객이 배우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끌었던 뮤지컬 오디션 '내가 광이 날 상인가?'는 창작 뮤지컬 '창업' 주인공 선발을 위해 2021년 1월 7일부터 31일까지 예그린시어터에서 진행된 라이브 오디션 콘서트였다. 유 신임 대표는 당시 선발된 신인배우들을 음악감독으로서 보컬코치와 곡 선정 등을 맡았고 극단 대표인 서범석 배우가 직접 음악감독이 맞다고 설명했으나 시의회에서 경력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었다.

ㅡ박경귀 시장과의 인연도 소개해주세요.

"2022년 '별빛음악제'에 소프라노로 참여하면서 아산시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운영이 매우 열악해 출연하지 않으려다 지인의 특별한 부탁이 있어서 공연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런데 박 시장님이 후기를 물어보더라고요. 당시 저는 신랄하게 비판만 늘어놓은 기억뿐인데 이후 박 시장님이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하더라고요."

ㅡ짧지 않은 2년 동안 여러 사업을 담당하던 중 소개할 만한 성과가 있는지요?

"2023년과 2024년 봄 이순신 축제에서 군악대 참여를 이끌어내고 14개의 부대가 참여하는 대흥행을 성공시켰어요. 특히 올해는 블랙이글스까지 이벤트를 이끌어낸 것이요. 처음엔 국방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블랙이글스의 참여가 어려웠는데 공군 핵심 관계자에게 중요성을 설명드리고, 총장님께서도 이에 공감해주셨습니다.

또 제가 처음으로 맡은 건 경찰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였어요. 아산시에는 문화예술회관이 없어 경찰 인재개발원 강당을 빌렸는데 객석은 1800석이지만 무대 폭이 7m 정도로 매우 좁아 공연이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무대에는 7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40명의 합창단, 6명의 솔리스트가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무대 폭을 확보하고 시각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180만 원으로 유럽풍 현수막을 설치해 공연을 진행했어요.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이로 인해 아산시로부터 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신임대표가 2022년 12월 10일 경찰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오페라 갈라콘서트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고 있다. /아산시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신임대표가 2022년 12월 10일 경찰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오페라 갈라콘서트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고 있다.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을 품은 아산시는 국내보다 세계가 더 주목하는 도시다. 2015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아산시를 세계 7대 부자도시로 선정했다. 지역 주민들의 경제력 수준을 나타내는 아산시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량)는 2021년 기준 8824만 원으로 전국 평균 3751만 원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박경귀 시장 때부터는 첨단산업도시를 넘어 문화·예술 행사가 넘쳐나는 도시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관광산업 관련 조직을 재편하면서 관광진흥과를 신설해 산업에 치중하는 동안 신경 쓰지 못한 관광 콘텐츠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박경귀 시장은 지난달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라며 아트밸리 아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의 공로를 유 신임 대표에게 돌렸다. 그는 "공무원들의 역량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을 최고 수준의 행정 품질로 만들게 기여한 국내 최고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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