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표 중 70표 득표해 결선 없이 당선
반기업 입법에 취약한 與 체질 바뀌나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친기업 성향의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이 선출됐다. 내부 경선에서 지역구 당선인 90명 중 절반 이상(59명)을 차지한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으면서 한동훈 체제에서 무너진 당·정 관계 복원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 투표에 참가한 의원 당선인 102명 가운데 70명의 표를 얻어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이종배(4선·충북 충주) 당선자가 21표, 송석준(3선·경기 이천) 당선자가 11표를 받았다. 투표에는 22대 국회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가운데 102명이 참여했다.
추 의원 당선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후보들이 대거 낙선한 반면 TK와 PK에서는 압승을 거둔 까닭에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총회 및 원내대책회의 주재, 소속 의원의 상임위원회 등 배정, 원내수석부대표 및 원내부대표 추천·임명, 정책위 부의장 및 정책조정위원장 임명 등의 권한을 갖게 되며,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친기업 성향의 추 의원이 원내대표로 확정되면서 무너진 당정 관계 복원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 당이 국민 신뢰를 받고 다시 거듭나고 우리가 정말 힘 있는 그런 정당이 되도록 하는 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국민의힘 출범 후 경제 관료가 여당의 원내대표가 된 것은 추 의원이 처음으로 공정경제 3법 등 반기업 입법에 맥 없이 무너져 온 여당이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금융과 실물경제에 정통한 그는 21대 국회에서 일반지주회사가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를 보유하고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사업금융업자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하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아울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제정안 등 기업규제(공정경제) 3법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에 대한 방어차원으로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을 도입하는 상법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윤 정부에선 벤처기업의 숙원인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이뤄냈다.
1960년생으로 대구 달성군 출신인 추 의원은 대구 계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에서 주로 근무했다. 202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로 활동하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