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8회 여성경제신문 금융포럼]
ISA·IRP·연금저축 활용···10년 짧지 않아
투자 기본 지키면 7~10% 수익률 가능
가치 상승 유력한 자산 먼저 증여해야
많은 가족에 나눠서···사위·며느리 주의

20일 여성경제신문은 제8회 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장세곤 기자
20일 여성경제신문은 제8회 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장세곤 기자

연금이 노후 자산으로 잘 기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일찍부터, 2개의 트랙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후 자산 관리 중에는 '물려주기' 역시 중요한데 상속하기보다는 증여하는 편이, 가족 한 명에게 모두 주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가족에게, 10년을 단위로 나눠 증여하는 것이 좋다.

20일 여성경제신문이 개최한 금융포럼에 연사로 등장한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연금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다수의 금융회사에서 퇴직연금과 보험, 생애 자산 개발 및 연구를 해왔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하고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노인 중 30%는 빈곤 상태에 돌입할 예정이라 연금 투자에 관한 관심이 늘어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반해 미국과 호주의 경우 연금을 13억원 이상 보유한 '연금 백만장자'가 68만8000명에 이른다. 호주에는 2만7000명의 연금 백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직·간접 적극적 투자가, 호주는 기금형 투자가 주를 이룬다.

김 소장은 연금 투자 방법으로 '투(2) 트랙 자산관리법'을 추천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세제 혜택을 받으며 자산의 총량을 늘리고 이를 연금저축 계좌와 개인퇴직연금(IRP)으로 이전해 은퇴를 대비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은퇴 자산을 반드시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 소장은 "은퇴 자산은 따로 보아야 하는데 이를 빼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연금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연금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연금을 안전성 자산 위주로 운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김 소장은 "저금리가 오래 지속됐음에도 원리금 보장형에 (연금을) 묻어두고 관심 두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복리의 마법'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 일찍부터 연금 투자에 나설 것을 추천했다.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복리 효과가 눈에 띄기 쉽지 않다. 높은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내 투자형 상품도 일정 비율 이상 활용해야 한다.

연금저축 상품의 막강한 장점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소득금액이 4500만원 이하라면 최대 16.5%, 148만5000원을, 4500만원을 초과한다면 최대 13.2%, 118만8000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남들보다 먼저 연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 목표 자산 규모를 만들기도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50대가 됐다고 해서 포기해 버릴 이유는 없다. 김 소장은 "10년, 15년의 세월도 절대 짧지 않다"라고 말했다.

투자를 해본 적 없어 '내가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투자에 대한 선입견을 깰 필요가 있다. 기본을 지키며 정석적으로 투자하면 7~10% 정도의 환산 수익 정도는 평범한 근로자도 가능하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노후 준비 핵심은 금융(연금)자산이다. 비은퇴 가구주 중 금융자산이 많은 가구주가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가구주보다 '노후 준비가 잘 돼있다'고 느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자란 '소득이 희망 노후 생활비보다 큰 사람'이다. 김 소장은 많은 자산가들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쓰고 있는 돈이 내 돈이라고 말씀하더라"라며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죽을 때까지 쓰고도 남을 정도의 자산이 있는 사람도 "내가 필요한 현금흐름과 물려줄 부분을 잘 나눠 정리해 둬야 증여 시에도 편하다"라고 조언했다.

이날 금융포럼에는 동아송강회계법인을 이끄는 박창하 공인회계사의 강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창하 대표는 30년 이상 회계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지난해 저서 <오십에 시작하는 증여 플랜>을 출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상속세와 증여세 제도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상속·증여세는 세수가 부족한 한국의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증여를 50대에서 70대 중반 전까지, '10년'을 단위로 할 것을 추천했다. 증여 정산 단위는 10년이고 기본공제 역시 10년 단위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60억 자산을 가지고 있는 60세가 30억원을 한 명의 자녀에게 줄 때 사망 후 주게 된다면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자녀는 30억원 중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10년에 한 번씩 10억원을 3번 증여한다면 실효세율 24%가 적용돼 7억2000만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박창하 동아송강회계법인 대표는 증여 절세 전략을 소개했다. /장세곤 기자
박창하 동아송강회계법인 대표는 증여 절세 전략을 소개했다. /장세곤 기자

박 대표는 현금흐름이 있는, 즉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유력한 재산을 조기 증여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금융상품을 활용해 증여하면 세무조사 시 번거로운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자산 증여는 최대한 많은 가족에게 나눠서 하는 편이 좋다. 증여 금액이 커질수록 세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위나 며느리에게 증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세법상 타인으로 인정되며 이혼 시 증여분을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박 대표는 "사위나 며느리에게 증여하는 것보다는 손자나 손녀에게 증여하는 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청중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금액별 절세 증여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10억원을 증여할 때는 부동산으로, 50억원을 증여할 때는 단독주택이나 상가로, 100억원 증여 시에는 가업 승계 방식으로 회사 주식을 주는 편이 가장 좋다.

여성경제신문 금융포럼은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올해 포럼 주제는 '은퇴 세대를 위한 재테크 조언'이다. 김진웅 소장·박창하 대표를 비롯해 안동후 주식회사 유에스스탁 이사, 반상미 신한은행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 등이 강연했다. 2부에는 금융투자업계에 48년간 몸담고 현재 행복 100세 자산관리 연구회를 운영하는 강창희 대표의 토크쇼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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