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의 세계음식이야기]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 양파 안 줄 땐 파업
강장효과 양파 수프, 신혼부부에 조식으로
인도에선 양파가 정권교체 성공의 배경 돼
양파는 생으로도 먹지만 볶기, 데치기, 삶기, 오븐구이 등 다양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고기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서도 양파를 사용한다. 각종 소스나 다양한 요리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서도 양파는 필수 재료이다.
생양파는 껍질을 깔 때부터 눈물이 나도록 매콤하지만 약한 불에 갈색이 나도록 익히면 단맛이 올라온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양파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식재료이다.

고대와 중세 시대의 양파 사랑
양파는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혈액순환이 좋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피로 해소에도 좋은 강장식품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건설에 참여한 인부들에게도 양파를 공급했고 양파 공급이 끊어지면 파업의 사유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고대 올림픽 선수들도 체력 보강과 피로 해소를 위해 양파즙을 먹었다.
중세 시대에도 양파는 많은 음식에 활용되었다. 양파가 악령을 쫓거나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어 환자들에게 양파를 먹였고 수도원에서도 양파는 중요한 식재료였다.
양파 수프의 다양한 활용법
양파를 채썰어서 갈색이 되도록 볶다가 닭 육수를 자작하게 넣고 끓이고 구운 바게트를 넣고 그뤼에르 치즈를 위에 얹어 오븐에 구워내면 양파 수프가 완성된다. 달큰한 양파와 고소한 치즈가 어울어진 따뜻한 양파 수프는 가슴속까지 따뜻하게 원기를 보강해 주는 음식이다.
프랑스의 양파 수프는 루이 15세가 사냥을 다녀오면서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아 이후에도 즐겨 먹게 되었다. 귀족들 사이에서도 술 냄새를 없애기에 좋은 음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술에 취한 자의 수프’ 라는 별명이 붙어 해장국처럼 술 마신 후 먹는 음식이었다.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양파에도 들어있는데 이 성분이 성욕 증진과 정력 보강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신혼부부가 숙박하는 호텔의 아침 식사 메뉴로 양파 수프를 제공한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몸이 으슬으슬 춥고 몸살 기운이 있는 아픈 아이들에게 양파 수프를 특효약처럼 끓여주는 문화가 있다.
바이킹 시대에도 중상자에게 양파 수프를 먹였는데 이는 중상을 당한 환자가 살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양파 수프를 먹이고 나서 소화기가 아닌 외부로 양파 수프가 유출되면 상처 부위에서 양파 냄새가 나는데 이것으로 회복이 불가능하고 죽음이 임박했다고 판단했다.

전쟁과 정권교체 속 양파 이야기
영국 해군의 명장 호레이쇼 넬슨 제독은 양파를 유난히 좋아했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양파를 해군 장병들에게 먹이기 위해 열을 올렸다고 한다. 오랜 항해 기간에 열악한 식생활 환경 속에서 해병들의 건강 유지에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중해와 북방 한대 기후에 걸친 프랑스에서는 ‘ 양파의 노래’라는 군가까지 나올 만큼 군부대에서도 양파를 각별하게 여긴다.
양파는 동남아 국가인 인도나 방글라데시에서도 커리나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런 양파는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양팟값이 폭등하거나 폭락하게 되면 정권이 바뀔 수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1980년 야당으로 밀렸던 인디라 간디의 인도 국민회의가 양파 가격 안정으로 정치공세를 해서 정권교체에 성공했던 역사가 있다고 한다.
까도 까도 새로운 잎이 나오는 양파는 고대부터 건강식으로 사랑받는 ‘식탁의 불로초’였다. 흔하게 냉장고 안에 굴러다니던 양파가 오늘따라 새롭게 보인다.
오늘은 이 양파로 루이 15세가 즐겨 먹었던 양파 수프 만들기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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