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강조된 차세대 S24 발표
갤럭시 이용자 절반 이상 '시니어층'
"정작 간절히 필요한 기능은 없어"

사진은 고객이 갤럭시S24 시리즈를 살펴보는 모습 /롯데하이마트
사진은 고객이 갤럭시S24 시리즈를 살펴보는 모습 /롯데하이마트

"자동번역·검색 기능 있어도 우린 이조차 사용하기 어려워요."
"말만 하면 음식 주문하고 택시 불러주는 기능이 더 필요해요."

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공개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두고 고령자 중점 편의 사항 측면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자사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한 갤럭시 S24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갤럭시 AI가 탑재된 전 세계 첫 AI 스마트폰이다. △통화 중 실시간 통역 △카메라 △사진 편집 기능 등에 AI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실시간 통역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 내에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한국어와 영어 등 13개 언어가 지원된다. 문자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도 실시간 번역이 이뤄진다.

검색 기능도 웹이나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등에서 원하는 항목 또는 이미지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AI가 알아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구글과 협업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이 처음 탑재됐다.

'삼성 노트'에서 작성한 글이나 메모 등도 요약 정리해 주고 회의록 형식에 맞게 변환해 주는 '노트 어시스트'(Note Assist) 기능도 탑재됐다. 기본 탑재 앱인 '음성 녹음'으로 회의 등을 녹음하면 스피치투텍스트(Speech-to-text·STT) 기술로 최대 10명까지 발표자별로 스크립트를 제공해 준다.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점에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점에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시니어 층을 위한 AI 기능이 부족한 점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갤럭시 사용자 대다수가 중장년층인 데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워 발생하는 불편 사항이 이들 연령대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18일 내놓은 스마트폰 사용률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65%는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고 32%는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부터는 삼성 갤럭시 사용이 두드러졌다. 40대는 78%, 50대는 86%, 60대는 85%, 70대 이상은 71%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10여 년째 삼성전자의 갤럭시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A씨(남·64)는 "이번 갤럭시 S24에 적용된 AI 기술을 내가 쉽게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특히 실시간 통역, 검색 기능 등도 중장년층 입장에선 그렇게 반길 수 있는 기능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갤럭시 사용자 B씨(여·58)는 "AI를 활용할 수 있다면, 앱 주문 기능이나 택시 호출, 또는 길 찾기 등을 시니어 층이 사용하기 쉽게 했으면 어떨까 싶다"면서 "영화 혹은 음식점을 가더라도 스마트폰을 활용해야 할 때가 많은데, 이 부분이 시니어 입장에선 불편하다. AI를 통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65세 이상 시니어 절반 이상 '앱 설치도 못 해'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이 국내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중 63.2%는 스스로 앱 설치·삭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433명(85.7%)이었다. 인터넷의 주된 사용 목적은 정보 습득과 소통이며 검색, 뉴스, 메신저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 전 단계와 노쇠 단계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한 특징을 보였다.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높았으나 스스로 활용하는 데는 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 중 440명(87.1%)이 앱을 사용하고 있지만 319명(63.2%)이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배우자 및 동거인, 자녀가 앱의 설치를 도와주고 앱 사용을 추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중은 높은 반면 웨어러블 기기는 단 36명(7.1%)만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 중 건강한 고령자의 경우 자가관리를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70.8%), 노쇠한 노인은 병원 방문 결정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많았다(33.3%).

논문 1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고령자에서 노쇠 여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이용 현황 및 목적을 포괄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향후 고령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때, 노쇠 여부에 따른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만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