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인 가구 750만
나혼산족 2030 제일 많아
물가 상승‧소비 트렌드 반영

지난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 가구를 기록해 전체 가구 수 중 34.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푸드코트에서 시민들이 밥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 가구를 기록해 전체 가구 수 중 34.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푸드코트에서 시민들이 밥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남김없이 한 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합리적 소비에 마음이 훨씬 가벼워요."

유통업계가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2030세대 대상 판매 전략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통업계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와 1인 가구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소용량', '가성비', 'MZ세대' 등의 키워드를 내세우며 판매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 가구를 기록해 전체 가구 수 중 34.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5년과 비교했을 때 8년간 230만 가구가 증가했다. 특히 전체 1인 가구 수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편의점 CU는 1인 가구 장보기 수요를 겨냥해 소용량 큐브 스테이크를 출시하는 등 소용량‧소포장된 식자재 상품 구색에 주력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에 따르면 CU의 최근 3년간 식재료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1년 21.4% △2022년 19.1% △2023년 24.2%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에서 2030세대 비중은 각각 20대 32.8%, 30대 30.9%로 전체 63.7%를 차지하는 등 식재료 매출은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 30대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CU 미국산 큐브 스테이크 출시 /BGF리테일
CU 미국산 큐브 스테이크 출시 /BGF리테일

CU는 11일 180g으로 소포장한 1인용 부채살‧척아이롤 큐브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편의점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인 가구 '홈술족'을 겨냥한 화이트 와인 아이보리베이(375ml)와 반병 레드 와인(360ml)도 출시한 바 있다. 

본지가 BGF리테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반병 와인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 110만 개 이상 판매되며 CU의 와인 카테고리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병 와인의 연령대별 구매 비중은 20, 30대가 67.3%를 차지했다.

CU는 '소용량' 뿐만 아니라 '가성비'를 노린 상품도 출시했다. BGF리테일 관계자에 따르면 g당 가격이 20~22% 저렴한 'CU 득템시리즈' 중 피자득템 2종(2900원)과 순살치킨득템(2900원)은 지난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돼 누적 판매량 각각 50만 개, 15만 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도 주요 고객층인 1인 가구 수 증가 및 물가 상승으로 변화하는 고객 소비 패턴에 따라 판매 패러다임에 변화를 줬다. 최근 10년간 4캔으로 진행하던 수입 맥주 행사를 올해부터 3캔으로 변경했다. '맥주=4캔' 공식의 패러다임을 바꿔 업계 최초 맥주 500ml 행사를 3캔 9000원에 선보이는 것이다.

3캔 이상 구매할 경우 4캔 12000원, 5캔 15000원 등 1캔당 3000원의 가격이 적용된다. 맥주 소캔(330~355ml)은 4캔 9000원 행사로 바뀐다. 기존 5캔 12000원 행사와 비교하면 1캔당 가격이 2400원에서 2250원으로 줄어든다.

모델이 GS25에서 수입 맥주 3캔 9000원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모델이 GS25에서 수입 맥주 3캔 9000원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과거의 대량 구매와 달리 소량 단위로 구매 형태가 전환되고 있는 만큼 맥주 행사의 수량을 낮춰 고객 부담을 줄였다"며 "최근 가파른 물가 인상으로 수입 맥주 4캔 행사가 2022년 11000원, 2023년 12000원으로 올랐다. 가격이 '지폐 한 장'을 넘어가다 보니 소비자에게 심리적 부담감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부담 해소를 위해 가격 단위를 조금이라도 낮추면 고객에게 혜택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해서 행사를 바꾸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다가오는 설을 맞아 '축산'과 '명절' 선물 세트를 소용량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축산' 선물 세트 같은 경우 일반 선물 세트보다 최대 70% 이상 용량을 줄이고 선호도가 높은 구이용 부위로만 구성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선물 세트를 준비했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샤인머스캣'을 포함해 일반 선물 세트보다 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인 '에센셜' 과일 선물 세트도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해 추석 때 '소확행' 세트 매출은 3배 증가했고 '에센셜' 과일 세트는 4배 늘었다.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설 판매는 지난 설이나 추석보다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가 되어갈 만큼 비율이 굉장히 높다. 1인 가구가 구매할 때 제일 난감한 것이 식품"이라며 "혼자 먹어야 하는 만큼 양도 문제지만 맛과 신선함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유통업계는 한 끼 식사를 맛있고 신선하게 할 수 있도록 소용량으로 포장해서 공급한다고 볼 수 있다"며 "백화점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30세대 1인 가구에겐 가격이 비쌀 수 있다. 편의점 같은 경우는 1인 가구가 가성비 있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기획‧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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