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성평등 내각 기류
尹대통령과 '카풀' 인연 지속
"여성 검사들의 롤모델"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4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4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한동훈 전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에 따라 당분간 이노공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여성이 대한민국 법무 행정을 총 지휘하게 된 셈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법무부 장관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노공 차관, 길태기·박성재 전 서울고검장,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검증을 받고 있는 중으로 후보가 단수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공 차관이 후임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자연스럽게 업무의 연속성을 갖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차관이 장관이 되면 2003년 강금실, 2020년 추미애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장관이 된다. 강금실·추미애 전 장관의 경우 비(非) 검찰 출신 인사였다.

최근 대통령실은 장관 후보자 6명 중 절반인 3명을 여성으로 중용하는 등 성평등 내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을 묻는 질문에 "여성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이노공 차관 대행 체제에 대한 신임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장관 후임 지명 없이 이임식을 하는데 대한 비판 목소리에 "부처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끔 절차 등을 잘 지켜가면서 빈틈없이 잘 할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26기로 수료했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초임 검사 시절 성남지청 근무 시절 출·퇴근 ‘카풀’을 하는 등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 이후 대검 형사2과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7월 이 차관은 4차장검사로 임명돼 다시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최초의 중앙지검 여성 차장검사로 여성 및 아동범죄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3차장검사가 이 차관보다 한 기수 아래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이후 이 차관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근무하며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 후폭풍으로 2020년 승진에서 누락된 데 이어 서울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 발령이 나자 사의를 표명하고 법무법인 세종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2년 정권교체가 되자 법무부 74년 역사상 최초 여성 차관으로 복귀하며 명예회복을 하게 됐다.

이 차관은 형사사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으며 호탕한 성품과 실력에 합리적인 업무 처리를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 차관은 그동안 검찰 내 주요 보직을 거쳤는데 여성 검사들의 '롤모델'로 꼽혔다"며 "차관으로서 한 기수 후배인 한동훈 전 장관을 보좌할 때도 트러블 없이 지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차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지난달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 차관의 남편이 태광산업 임원인데,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8·15 사면심사 대상에 올라와 통과한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 차관이 사면 회의록에 사인을 했으니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에서 회피했고 일체 관여한 바 없다"며 "사실 저는 이해충돌관련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